(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리비아 남부에 있는 한 공군 기지가 무장 대원들의 기습 공격을 받는 과정에서 군인을 포함해 최소 141명이 사망했다고 리비아헤럴드 등 현지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리비아 동부 지역 대부분을 통치하는 칼리파 하프타르 군사령관 지휘 아래의 바라크 알샤티 공군 기지가 한 무장 대원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하프타르를 지지하는 군인을 포함해 모두 141명이 숨졌다고 '리비아 국민군'(LNA)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LNA 10대대에서 17명의 사망자와 11명의 실종자가 발생했고 12대대에서는 86명이 목숨을 잃고 40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또 "트럭 운전사 7명 등 민간인들도 다수 숨졌다"고 이 대변인은 덧붙였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도 "공격자들이 LNA 대원 수십 명을 살해했고 일부는 총살 방식으로 즉결 처형됐다"고 리비아 의료진과 목격자 말을 인용해 밝혔다.
바라크 알샤티 공군 기지 일대는 최근 몇 달간 LNA와 리비아 서부 트리폴리 정부가 이끄는 군사 조직 간 휴전이 이뤄진 곳이다.
LNA는 리비아 서부 트리폴리 통합정부와 연계된 '제3의 군' 세력이 휴전 합의를 깨고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공격 후 트리폴리 통합정부를 이끄는 파예즈 사라지 총리는 이번 사건의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라지 총리는 또 "휴전을 위반한 이 사건에 대한 책임 소재가 가려질 때까지 국방장관과 제3의 군사령관의 직무를 중단하겠다"고 전했다.
트리폴리 통합정부는 2015년 리비아 폭력 사태를 종식하려는 유엔의 노력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리비아 동부와 남부 지역 중심으로 전 국토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는 하프타르 사령관 측은 통합정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리비아는 '아랍의 봄'으로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 정권이 무너진 뒤 트리폴리에 기반을 둔 이슬람계 정부와 토브루크에 기반을 둔 하프타르 주축의 비이슬람계 정부로 양분돼 혼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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