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왕으로부터 훈장받으며 어색한 자세…"미국 예외주의"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취임 후 첫 해외순방지로 20일(현지시간)부터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사 프로토콜'이 화제가 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9년 전임 압둘라 사우디 국왕과 허리를 굽혀 악수하면서 보수 진영으로부터 "국격을 훼손한 행위"라는 거센 공격을 받는 등 논란이 빚어졌었기 때문이다.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는 논란이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오바마 전 대통령의 '나약함의 상징'이라고 비판해온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을 향해 "구걸하고, 간청하고, 허를 굽혔다"고 비판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비판을 염두에 둔 듯 압둘라 국왕의 후임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으로부터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압둘아지즈 국왕 훈장을 받으면서 다소 어색한 모습을 연출했다.
무릎을 굽혀 상체를 수직으로 내리면서 꾸부정한 자세로 살만 국왕이 목에 걸어주는 훈장을 받은 것이다.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모습을 보이려는 의식적인 자세라는 풀이가 나온다. 실제 훈장을 목에 걸면서 머리를 숙이기보다 까딱하는 수준이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살만 국왕에게 허리를 굽히지 않았다"면서 "(훈장 메달을 받기 위해) 무릎을 굽히고, 몸을 앞으로 꾸부정하게 내밀어 고개를 까딱했다"고 평가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수직(vertical) 자세로 살만 국왕과 악수를 했고, 이는 많은 사람에게 '미국 예외주의의 본보기'로 인식됐다고 WP는 설명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일정에 어떤 암운이 낄 조짐도 없다면서 "그는 해외에 나가는 미국 고위 관리들의 오랜 전통에 동참했다"고 덧붙였다.
이 훈장은 조지 부시(2008)와 오바마(2009년) 전 대통령이 받았던 훈장이다.
한편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슬람 율법을 엄격히 적용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머리를 가리는 스카프(히잡 또는 니캅)을 쓰지 않았다. 다만 아바야(이슬람권 여성이 입는 검은색 긴 통옷)를 연상케 하는 검은색 상·하의를 입고 황금색 허리띠를 두르고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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