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 "6월 2일 출석하라" 김 전 지사·정 전 부지사 증인 채택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삼성그룹의 새만금투자 무산과 관련한 진상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전북도의회 삼성 새만금투자 무산 진상규명과 투자협약(M0U) 조사 특별위원회'가 투자협약 당시 도지사와 부지사를 증인으로 채택, 6월 2일 출석을 요청했다.
도의회 조사특위는 김완주 전 전북도지사와 정헌율 전 행정부지사(현 익산시장)를 상대로 삼성의 MOU 체결 배경과 과정은 물론 MOU를 주도한 주체 등을 따져 물을 계획이다.
앞서 조사특위는 최근 당시 MOU 체결에 관여한 전 전북도 핵심 실무자들을 불러 MOU 체결이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됐는지 등을 들었다.
하지만 당시 투자협약 체결 과정을 세세하게 알고 있는 이들이 강제력이 없는 조사특위에 실제 출석해 증언할지는 미지수다.
조사특위는 김완주 전 지사 등이 불출석하면 과태료 부과까지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조례는 도의회의 증인 출석요구를 1회 불응하면 100만∼300만원, 2회 이상 불응에는 300만∼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은 2011년 전북도, 국무총리실 등과 새만금 투자협약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아무런 투자계획을 밝히지 않다가 5년이 지난 작년에서야 투자 포기 입장을 밝혔다.
협약은 삼성이 2021∼2040년 7조6천억원을 투자해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부지에 풍력과 태양전지, 연료전지 등을 포함한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구축한다는 것이 뼈대였다.
당시 임채민 국무총리실장과 김순택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김완주 전북도지사 등 5명이 이 협약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투자 약속과 달리 삼성의 투자가 무산되자 도내 일각에서는 "삼성의 새만금투자 MOU는 체결 당시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북 이전 무산에 따른 민심 달래기용 '정치쇼'라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협약을 했다가 무산시킨 삼성과 전북도, 정부는 도민 기만행위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에 전북도의회는 지난 2월 9명의 위원으로 삼성의 투자 무산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특위를 구성하고 6개월 일정으로 삼성이 새만금투자를 결정한 배경과 투자협약·철회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특히 특위 위원들은 지난 19일 삼성전자 본사를 재방문, 새만금투자 MOU 관련 질의서를 다시 전달했다.
특위는 지난 4월 질의와 관련, 삼성 측이 MOU 작성 부서, 투자 계획안 보관 여부 등을 명확히 밝히지 않자 재방문했다고 설명했다.
특위는 이날 국무총무실도 방문해 "삼성의 새만금투자 MOU는 당시 총리실 주도로 체결하게 된 만큼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삼성의 새만금투자 논란에 대해 진상규명을 하는데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특위 관계자는 "당시 협약 체결 배경과 과정을 가장 잘 아는 김완주 전 도지사 등이 특위에 참석해 진상을 밝혀야 논란이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다"면서 "한때 전북도를 이끌었던 증인들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출석을 회피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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