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신분 달라도…기부천사 2천명이 함께한 국제어린이마라톤

입력 2017-05-21 13:37   수정 2017-05-21 13:46

나이·신분 달라도…기부천사 2천명이 함께한 국제어린이마라톤

첫 부산행사 축제 분위기서 치러져…'빈곤국 아동 돕기' 한마음



(부산=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21일 오전 부산 시민공원에서는 미세먼지가 날아가고 화창한 봄 하늘이 펼쳐진 가운데 새하얀 티셔츠를 맞춰 입은 가족들이 속속 몰려왔다.

이날 세이브더칠드런과 연합뉴스가 공동 주최한 '제7회 국제어린이마라톤' 대회 참가자들로, 유모차에 탄 유아부터 친구끼리 온 중학생, 회사 동료와 참가한 직장인, 손녀의 손을 잡은 할머니까지 나이도, 신분도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가짐만큼은 모두 같았다. 지구 반대편에서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는 어린이를 구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는 것.

대회가 시작한 오전 10시께부터 한여름 못지않게 뜨거운 햇살이 내리쬈지만 2천 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모자와 선글라스로 무장한 채 시민공원 내 다솜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연합뉴스는 달리기를 통해 빈민국 어린이가 겪는 고통에 공감하고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자는 취지에서 기부 마라톤 형식으로 이번 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이 1인 1만 원씩 낸 참가비는 전액 라오스와 우간다에 기부돼 전문 보건 요원 양성, 이동 진료소 설치 등에 쓰인다.

마라톤에 앞서 열린 개회식에서는 개그맨 손헌수 씨가 무대에 올라 축제 분위기를 띄웠고, 참가자들은 동요를 따라부르며 준비 운동을 마친 뒤 출발선에 나란히 섰다.

신호에 맞춰 첫발을 내디딘 이들은 때 이른 무더위 속에서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길게는 1시간, 짧게는 30분이 걸려 4.2195㎞를 완주했다. 특히 마라톤 코스 중간중간에 설치된 말라리아·저체온증·영양실조·식수 부족 등의 체험 구간을 지나면서는 빈곤국 어린이의 고통에 조금이나마 공감했다.

어머니, 세 자녀와 함께 3대(代)가 나란히 마라톤에 참가한 추신호(40) 씨는 "평소에도 정기적으로 아프리카 어린이를 후원해왔는데, 이번엔 부산에서 기부 마라톤이 열린다고 해 온 가족이 나들이를 겸해 찾아왔다"면서 "오늘 땀 흘린 경험 덕택에 아이들이 어려운 처지의 친구를 살피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결승선에 골인한 완주자들은 기념 메달을 목에 걸고 스마트폰으로 '인증샷'을 찍었다. 마라톤이 끝난 뒤에도 광장에서는 '병균을 물리쳐라' '생명의 모자 퍼즐 찾기' 등 체험 행사가 이어져 오후 늦게까지 나들이객의 발길로 북적였다.

세이브더칠드런 라오스 사무소에서 방한한 빌라삭 비라판 디렉터는 "한국인 참가자들의 따스한 마음에 깊은 감동했고, 라오스 어린이들을 대신해 감사를 전하고 싶다"면서 "한국에서 보내준 기부금이 라오스에서 소중하고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기아와 질병으로 만 5세도 못돼 숨지는 영유아를 줄이고자 2011년부터 매년 국제어린이마라톤 대회를 열고 있으며, 올해는 전국 5곳으로 개최지를 넓혔다. 지난 5월 5일 세종시를 시작으로 9월 군산·대구, 10월 서울에서 이어지며, 전국에서 모두 1만여 명이 참가할 전망이다.

연합뉴스는 마라톤을 통해 우리 사회에 나눔 문화를 확산하는 데 동참하고자 부산을 포함해 서울·대구 대회를 공동 주최한다.

newgla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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