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정계의 화약고로 꼽히는 충칭(重慶)시의 부시장 2명이 잇따라 낙마설에 휩싸였다고 명보(明報)가 21일 보도했다.
명보는 무화핑(沐華平·51) 충칭시 부시장이 홍콩 여자 친구의 간첩 활동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며 여자친구에게 국가기밀을 누설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무 부시장이 결혼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명보가 보도했다.
중국 재신망(財新網)에 따르면 무 부시장은 지난달 20일 충칭시 정부 상무회의에 참석하고 이튿날 충칭의 인재 유치 행사 때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번 달 2차례 상무회의는 모두 불참했으며 전날 개막한 충칭시 제5차 당대회에서도 주석단에 보이지 않았다.
무 부시장은 장쑤(江蘇)성 싱화(興化) 출신으로 1994년 베이징(北京) 칭화(淸華)대에서 정밀기기 및 기계학계열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국가과학위원회와 과학기술부에 근무했으며 2000년 간부교류를 통해 직할시로 승격된 지 3년밖에 안 된 충칭시에 부임했다.
무 부시장은 충칭시 과학기술위원회 부주임과 부비서장, 정보산업국장, 경제정보위원회 주임 등을 거쳐 작년 5월 부시장으로 승진해 국방산업과 석탄산업을 포함한 공업과 정보산업, 지식재산권 등 과학기술, 인적자원, 사회보장, 재취업, 중소기업, 안전감독, 정부 긴급상황 관리 등을 맡고 있다.
명보는 최근 낙마설이 돌고 있는 허팅(何挺·55) 충칭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도 지난 3월 말부터 당국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허 부시장은 2012년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 당서기 파문 당시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 공안국장 낙마로 후임 자리를 맡은 공안의 맏형이지만, 3월 30일 시정부 상무회의에 참석한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성도일보(星島日報)는 허 부시장이 엄중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지난달 초 보도했다.
허 부시장은 산둥(山東)성 룽청(榮成) 출신으로 공안부에서 24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간쑤(甘肅)성, 칭하이(靑海)성 공안청장을 거쳐 2012년 충칭 부시장으로 선임됐다.
쑨정차이(孫政才) 충칭 당서기는 전날 당대회 개막식에서 보시라이와 왕리쥔 사건의 악영향과 이들의 사상이 남긴 해악을 일소해야 한다고 강조해 허 부시장에 대한 조사가 보시라이 그림자 지우기와 관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왕리쥔은 2012년 2월 보시라이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저지른 영국인 독살 사건 처리를 놓고 갈등을 벌이다 돌연 청두(成都) 주재 미국총영사관으로 도피한 뒤 부패와 권력남용 등 혐의로 낙마했으며 보시라이도 각종 비리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허 부시장은 2015년 부패 혐의로 낙마한 저우융캉(周永康) 전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와도 가까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충칭시 정부 홈페이지 부시장 명단에는 무 부시장과 허 부시장의 이름이 남아 있으며 낙마설이 공식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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