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박주호, 팀 성숙 위해 '와일드카드'로 발탁"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2일 "목표에 도달하겠다는 배고픔과 굶주림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내달 치르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 최종명단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4월 여자축구가 북한에서 아시안컵 본선 티켓을 따낸 활약을 언급하며 대표팀에 강인한 정신력을 주문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에게도 (그런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싶고, 되찾았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강한 정신력과 집중력을 갖고 승점 3을 획득해야 본선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면서 6월 카타르전에 전의를 불태웠다.
이번 명단에는 그동안 소속팀에서 출전하지 못해 지난 3월 대표팀 소집에 합류하지 못했던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과 박주호(도르트문트)가 포함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심이 돼 팀을 이끌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와일드카드'라는 표현을 쓰고 싶은데 이들은 팀이 성숙해지고, 정신적으로 강해지도록 하기 위해 선발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일문일답.
-- 이번 대표팀 선발에 대한 소감은.
▲ 최종예선 3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승점 1이 다 중요하다. 다른 때와 다르게 이번 2연전 중 한 경기는 친선경기(이라크)여서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카타르 팀을 놓고 보면 A조 최하위이지만, 홈 경기는 결코 나쁘지 않았다. 쉬운 경기가 아니다. 강한 정신력과 집중력을 갖고, 귀중한 승점 3을 획득해야 본선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 4월 여자축구와 현재 U-20 대표팀에 대해 평가한다면.
▲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한편으로 경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유벤투스만 보더라도 부폰은 39살인데 계속 출전하고 있다. 중심을 잡아주는 리더들이 팀을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여자축구처럼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목표에 도달하겠다는 배고픔과 굶주림의 정신이 있어야 하고 우리에게도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되찾았으면 한다.
-- 이청용, 박주호는 소속팀에서 뛰지 못했는데 발탁 이유는.
▲ 두 선수의 현재 상황이 소속팀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과거 경험을 참고했다. 최근 중국, 시리아전을 평가했을 때 일부 선수들은 경기에 대한 중압감,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우리 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이 두 명은 '와일드카드'라는 표현을 쓰고 싶은데 팀이 성숙해지고, 정신적으로 강해지게 하기 위해서 합류시켰다. 실수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 왔을 때 팀을 하나로 뭉쳐주고, 90분을 뛰지 못한다고 해도 팀의 중심이 돼 이끌 수 있다고 생각돼 발탁했다.
-- 이근호 재발탁과 이창민, 황일수 최초발탁 이유.
▲ 종합적으로 얘기하면 이번에 명단 짤 때 과거 우리와 함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측면도 있고, 한편으로는 최근 K리그를 점검해 그것을 토대로 구상했다.
최근 K리그에서 가장 '핫' 하다고 하는 제주를 유심히 봤고, 그 과정에서 황일수, 이창민을 눈여겨봤다.
이근호는 카타르에서 과거 활약했던 부분은 고려 대상은 아니었다. 최근 활약이 좋았고, 지난 주말 서울 경기를 가서 봤는데 예전의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본인 최고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는 것 같아서 불렀다. 활동력이 많고 열심히 뛰고, 상대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선수라서 다시 소집하게 됐다.
-- 손흥민, 유럽 무대 최다골 평가와 활용법은.
▲ 손흥민은 토트넘에서의 활약과 대표팀에서 활약은 다를 수밖에 없다. 토트넘에서는 소속팀이다 보니 매일 손발을 맞출 수 있다. 대표팀에서는 어쩌다 한 번씩 모여서 2~3일 호흡을 맞춰서 바로 결과를 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케인, 델리 알리 등 세계적인 선수와 함께한다. 대표팀에서는 모든 시선이 그에게 집중돼 있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 구자철이 부상으로 뽑히지 않았다. 공격 변화는.
▲ 이번 명단 공격진은 멀티 플레이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들이 있다. 소집해서 훈련 상황 등을 지켜보고, 어떤 조합이 최적일지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 기성용과 소비조합을 이루게 되는 선수는.
▲ 수비적으로 가장 뛰어난 선수는 한국영이다. 소속팀에서 거의 모든 경기를 다 나왔고, 우리와 함께했을 때에도 가장 궂은 일을 성실하게 수행한다. 그런 역할로 봤을 때 한국영이겠지만, 이창민이 소속팀에서 보여준 모습을 대표팀에서도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 김신욱, 이정협이 모두 빠졌는데 공격 전술은.
▲ 포워드 부분은 최적의 조합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을 먼저 봐야 한다. 시리아전에서 롱 볼을 활용한 플레이를 하다 보면 포워드로서도 자신이 해결하기 힘들다. 볼 점유율을 높여서 상대 골문까지 가야 포워드에 기회가 많이 온다. 황희찬도 소속팀에서 득점하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훈련 통해 지켜보면서 고민해 보겠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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