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어린이는 키가 작은 어른이다.", "모든 국민은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모든 국민은 실수할 권리가 있다.".
어린이들이 주권자가 돼 직접 헌법을 만들고 대통령을 뽑아 운영하는 어린이나라가 구로구에 생긴다.
서울 구로구는 27일 구로구의회에서 '구로어린이나라' 건국 선포식을 한다고 22일 밝혔다.
구로어린이나라는 어린이들이 가상의 나라를 세우는 활동을 통해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배우는 사회참여 프로그램이다. 구로구에 있는 초등학교 1∼6학년 1만 7천64명이 국민이다.
2015년 어린이 50여명이 건국준비위원회를 꾸려 헌법을 만들었고, 2016년 투표를 통해 초대정부를 구성했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만든 헌법 1조는 어린이를 '키가 작은 어른'으로 규정하고, 어린이의 인권과 주권을 강조했다.
"모든 국민은 놀 권리가 있다"(제16조)는 어린이다운 발상부터 "모든 국민은 자기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생각을 무시하거나 비난해서는 안된다"(제20조) 등 어른들도 새길만한 내용도 담겼다. 장래희망 선택의 자유, 왕따금지, 스마트폰 자제, 자살불가 등 조항도 있다.
국기는 어린이가 왼손을 들고 있는 모습에 '어리니'라는 글자를 좌우로 새겨 만들었다.
어린이대통령으로 뽑힌 손지우(13)양은 "왼손을 들고 있는 것은 어린이도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소수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나라의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과 함께 의회 대표인 '최고국민'도 뽑았다. 그러나 죄가 없는 나라를 꿈꾸며 사법부는 만들지 않았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어린이나라에서 만든 정책을 실제 구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다음 달 구의회에 '구로어린이나라 지원을 위한 조례'를 상정할 계획"이라며 "어린이나라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손양은 "토론을 통해 정할 예정이지만, 다른 구에 있는 어린이들이 이민을 온다고 하면 받아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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