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감산 연장 임박…"美 생산확대시 이행률↓ 우려"

입력 2017-05-22 11:54   수정 2017-05-22 17:06

산유국 감산 연장 임박…"美 생산확대시 이행률↓ 우려"

감산기한 6개월 또는 9개월 연장…"1~2곳 추가 동참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올해 초부터 산유량을 줄이기 시작한 산유국들의 감산 연장 합의 성사가 임박함에 따라 실효성이 있을지 주목된다.

산유국들의 고통분담에도 미국의 생산확대가 이어진다면, 감산이행률이 떨어지면서 유가안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2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을 주도하는 세계최대 석유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는 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제172차 OPEC 정기회의에서 OPEC과 비OPEC 산유국들이 감산 연장에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칼리드 알팔리흐 사우디 석유장관은 전날 리야드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와 비슷한 수준의 감산을 지속하면서 1∼2곳의 소규모 산유국의 추가동참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내년 1분기까지 석유수급이 최근 5년간 평균수준으로 균형을 잡는데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산에 추가로 참여할 수 있는 산유국으로는 투르크메니스탄, 이집트, 코트디부아르 등이 꼽힌다.

그는 "(앞서 감산에 참여했던) 모두가 (감산연장) 선상에 올라탔다"면서 "내가 접촉한 모든 사람이 9개월 감산 연장은 지혜로운 결정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세계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는 지난주 내년 3월까지 9개월간 산유량 감산 연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OPEC 2위 산유국인 이라크는 OPEC 차원의 산유량 감산 연장 결의가 있다면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생산량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는 비OPEC 국가인 카자흐스탄은 기존대로의 산유량 감산에 저항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9개월이 아닌 6개월 연장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바 알루아이비 이라크 석유장관은 "대부분의 국가는 감산 연장에는 참여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는 6개월, 일부는 9개월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OPEC의 13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EC 11개 산유국은 올해 상반기부터 하루 180만 배럴씩 산유량 감산을 시행 중이다. 글로벌 석유재고를 최근 5년간 평균수준으로 감축하는 게 목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집계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석유재고는 1분기 말 기준 30억4천500만 배럴로 5년 평균수준보다 3천만 배럴 많다.

감산이행률은 4월까지 100%를 상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탔지만, 높은 재고와 미국과 같이 감산에 참여하지 않는 산유국의 생산확대로 상승세가 제한됐다.

감산 기대에 연초 배럴당 57.95달러까지 상승했던 서부텍사스산(WTI) 원유는 이달 초 미국 등의 생산확대에 배럴당 43.76달러까지 내려갔다가 이날 가까스로 배럴당 50달러대를 회복한 채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유국들이 감산연장에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향후 미국이 셰일 오일 생산량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확대하느냐에 따라 감산의 실효성이 있을지가 달려있다.

알팔리흐 장관은 "우리는 셰일오일을 환영하지만, 중립적이고 건전한 수준에 머물기 바란다"면서 "우리의 관심은 글로벌 수준에서 안정적이고 건전하고, 균형 잡힌 수급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국 셰일오일의 안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원유 생산은 지난해 10월 하루 845만 배럴을 저점으로 급격히 확대돼 이달 들어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인 하루 930만 배럴 수준으로 치솟았다.

OPEC은 올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평균 56만2천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다른 외부 에너지컨설팅기관은 45만∼5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원자재팀장은 "산유국들은 올해 4월까지 100% 상회하는 높은 감산이행률을 나타내며 성공적으로 감산하고 있지만, 하반기에 유가가 오르고, 미국이 증산을 지속한다면 증산의 유혹을 못 이겨 이행률이 급격히 낮아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25일 OPEC 회의에서 감산 연장 합의는 이뤄질 가능성이 크며, 연장 기간(6~9개월)이나 감산 규모(하루 180만 배럴), 참여국 숫자(2~3개국)가 늘어날지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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