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간사장 "국민에게 위기감 부채질하는 것과 대비돼 극히 의문"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북한발 비상사태를 과장하는 '북풍(北風) 몰이'를 하면서도 정작 사저 출퇴근을 고집하고 있어 위기대응 태세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진당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간사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북한 정세가 긴박한 가운데 아베 총리가 총리 관저에서 떨어진 사저에서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위기관리를 위해선 총리가 집무공간에 붙어 있는 관저에서 생활하는 것이 철칙"이라며 "자신은 사저에서 살면서 국민에게는 위기감을 부채질하는 방식에 극히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총리 관저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도쿄 시부야(澁谷)의 고급 주택가에 있는 사저에서 생활하며 관저로 출퇴근하고 있다. "관저에 살면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아 기분 전환을 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이처럼 아베 총리가 관저에서 사는 것을 꺼리자 그가 관저에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 때문에 관저 기거를 싫어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1936년 일본 육군 장교들이 반란을 일으킨 2.26 사건 당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후 관저 내에 군복을 입은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사택 생활을 고집한다는 것이다.
야권의 이와 관련한 공격에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 2013년 "위기 상황에는 총리가 오토바이를 타고 관저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가 "일국의 총리가 오토바이 뒤에 타고 이동하는 것은 이상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노다 간사장은 이날 "아베 총리가 헌법개정이라는 원대한 주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정부의 위기관리를 철저히 했으면 좋겠다"며 "총리는 '높은 수준의 경계 태세'라고 말하면서도 계속 사택에서 생활하고 골프도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골든위크(4월 말~5월 초의 연휴)에도 많은 각료, 정무3역(각 부처의 장 차관급 인사들)이 해외에 갔다"며 "이런 것들을 바로잡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그는 "총리의 시부야 사택에서 관저까지는 순조롭게 가도 차로 15분은 걸린다"며 "북한이 진짜 일본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면 10분 이내에 미사일이 도착한다"고 덧붙였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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