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10여 일 만에 북한이 두 차례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도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접경지 주민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을 계기로 북한의 분위기도 다소 바뀔 것으로 예상했지만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가 이어지자 큰 실망감을 표시하면서도 (남북)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비무장지대에 거주하는 경기도 파주시 통일촌 조석환 이장은 2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대선 이후 정권이 바뀐 뒤 북한의 분위기도 바뀔 것으로 예상했는데 연이은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로 접경지 주민으로서 안타깝고 맥이 풀린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정부에서도 남북 관계를 개선해 보려고 노력하는 분위기로 알고 있는데, 북측이 무슨 의도에서인지 연이어 미사일 시험을 강행하는지 참 답답하고 무모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후에 남북 관계가 개선돼 회담이라도 열릴 때를 대비해 북측이 우위권을 가지려고 그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북한의 연일 계속된 미사일 발사는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럼에도 조 이장은 "우리 정부는 끝까지 북측과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면서 "분단된 남북이 살아 나갈 길은 대화로 문제를 풀고 양측이 모두 화합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역시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마을인 해마루촌의 김경수 이장은 "농번기라 접경지 주민들 모두 농사일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어디 이번뿐이냐. 이제는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니 관심끌기용 이벤트 같다"면서 "이제는 북측이 정신을 차리고 국제무대에 나와 남북이 상생할 방안을 가지고 대화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대성동 김동구 이장도 "북한의 이런 행동들이 전혀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면서도 "접경지 주민들은 정부를 믿고 따를 수 밖에 없다. 북측의 이런 행동들이 참 답답하다"고 전했다.
역시 민통선 마을인 연천군 중면 삼곶리의 박용호 씨는 "북에서 미사일 시험 발사 등을 했다고 해서 당장 접경지 주민들이 불안해하거나 동요하는 일은 없다"면서 "대응책은 국방부 등 정부에서 만들고 주민들은 그에 따르면 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에서 이런 도발을 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자기들의 약점을 가리기 위한 과시욕 같다"며 "이제는 북측이 정신 차리고 국제무대로 나와서 우리나라든 중국이든 미국이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4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를 발사한 데 이어 21일에는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을 쏘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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