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물 끌어 겨우 모내기" 안성·평택 30년 만에 '최악 가뭄'

입력 2017-05-23 07:00   수정 2017-05-23 09:56

"하천 물 끌어 겨우 모내기" 안성·평택 30년 만에 '최악 가뭄'

안성 마둔·금광저수지 저수율 7.9%·10.8%…바닥 갈라지고 풀밭으로 변해

(평택·안성=연합뉴스) 김종식 기자 = 극심한 봄 가뭄으로 경기 남부 안성지역의 저수지들이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가뭄이 가장 심한 안성시의 경우 22일 현재 마둔저수지의 저수율이 고작 7.9%, 금광저수지 저수율은 10.8%에 머물고 있다.

관내 17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23.3%다. 모든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고, 일부는 바닥이 쩍쩍 갈라지고 있다.

상류인 안성, 용인지역 저수지로부터 물을 받는 평택 팽성, 진위도 30여년 만에 농업 용수난을 겪고 있다.

이들 지역 농민은 지난 2월부터 일찌감치 인근 하천 물을 끌어올려 겨우겨우 모내기를 마쳤다.

농민들은 그러나 "비가 오지 않으면 올해 논농사는 아예 망칠지 모른다"며 한숨지었다.






마둔저수지의 경우 인근 하천에서 고압호스로 하루 2천800여㎥의 물을 퍼 올려 채우고 있지만 댐 주변에만 물이 고일뿐 상류는 마른 바닥이다.

금광저수지도 댐 주변에만 물이 고여있을뿐 상류 수심 얕은 지역은 바닥이 갈라지기 시작했고, 일부는 풀밭으로 변했다.

상류 지역 선착장은 지난 14일부터 온 몸을 드러내 놀잇배는 바닥 위에 덩그라니 놓였다.






상류 지역에서 선착장과 매운탕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이숙범씨는 "1년 가운데 가장 장사가 잘되는 5월을 맞았으나 가뭄으로 배가 다니지 못하고 있다"며 "손님들이 배를 타고 식당으로 오는데, 발길이 끊겨 영업을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수면 임대료와 종업원 임금을 지급하고 있어 벌써 1천여만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며 "앞으로 가뭄이 계속되면 정말 어려워질 수있다"고 한숨지었다.

물 걱정을 크게 하지 않던 평택 평야는 30여년 만에 가뭄 직격탄을 맞았다.

평택호 상류 안성지역 저수지의 저수율이 뚝 떨어져 물 유입량이 크게 줄면서 물 부족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평택시 농업정책과 기반조성팀 손성수 주무관은 "평택호 상류에 위치한 팽성읍과 진위면, 유천동 지역 논 300여㏊가 상류 지역인 용인·안성시의 저수율 하락으로 물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모내기 철에 논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진위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용인 이동 저수지의 저수율은 이날 현재 27%다. 지난해 68%는 물론 예년 평균 66%에도 크게 못미친다.

손 주무관은 "평야 지대인 평택이 논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상류 지역 안성시는 더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안성지사는 올 초 겨울 가뭄으로 저수율이 떨어지자 지난 2월부터 고압호스로 저수지 인근 하천에서 하루 최고 4천300㎥의 물을 퍼 올려 최근 모내기용 용수를 겨우겨우 공급했다.






이철우 용수관리과장은 "지난 2월부터 하천의 물을 끌어올려 저수지에 보관해오다가 모내기 철을 맞아 공급, 전체 논 면적 7천42㏊의 97% 논물 대기 작업을 마무리했다"며 "하지만 가뭄이 계속되면 모내기 후 보급수 지원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가뭄이 계속될 것에 대비, 안성천을 이용해 평택호(저수율 91%) 물을 20여㎞ 끌어올리기로 하고 관련 사업비 16억원을 요청했다.

현재 평택시 팽성읍 평택호로 유입되는 안성천에서 안성 경계인 유천동 정수장까지 1.6㎞가량 물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가뭄 정도에 따라 안성 시내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안성시 미양면에서 13만여㎥의 벼농사를 하는 김진우씨 "하천 물을 끌어올려 어렵게 논물을 대서 모를 심어놓았지만 앞으로 농약과 거름을 줘야 하는데, 물이 부족해 큰일"이라며 "가뭄이 계속돼 하천 물까지 고갈되면 올해 농사를 포기할 수 밖에 없어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jong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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