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MMF로 33조원 몰려…불확실성·불안심리 탓
외국인 순매수 7조7천억원…국내주식형펀드 환매 6조2천억원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행진에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와 불안심리 탓에 투자처를 정하지 못한 단기부동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로 올해 들어 30조원 넘게 몰려들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앞다퉈 바이코리아에 나서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줄곧 환매 행진을 이어오며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외국인은 올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7천억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국내주식형펀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환매로 6조2천억원 넘게 순유출됐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액은 17일 기준 137조6천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의 104조3천520억원보다 33조2천570억원(31.9%)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다.
순자산도 같은 날 138조8천453억원으로 역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MMF는 수시로 돈을 넣었다가 뺄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단기 금융상품으로, 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자금을 맡기는 데 많이 활용한다.
올해 MMF 잔고 추이를 보면 5개월도 안 돼 무려 30조원 넘게 순증했다.
작년 말 '최순실 게이트'와 미국 대통령 선거, 그리고 이달 9일 한국 대선까지 잇따라 굵직한 사안으로 나라 안팎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불안 심리를 느낀 투자자들이 MMF에 돈을 맡겨두고 투자를 보류한 것으로 분석된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적극적으로 주식 투자에 가담해 주가 상승의 과실을 공유하고 있으나, 오히려 국내 투자자들은 비관적으로 보고 증시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국내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투자 성향은 주식형 펀드 자금 흐름에서도 드러난다.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은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자 더 오르기 어렵다고 보고 앞다퉈 환매에 나서 투자자금을 회수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7조7천억원이 넘지만,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순유출한 자금 규모는 6조2천억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는 현재까지 평균 12%의 누적 수익률을 올렸다.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수익률은 16.60%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어느 정도 궤도에 한 단계에 올라서면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 시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대다수 국내 투자자는 코스피가 과거 박스권에 오래 머물다가 이번에 뚫고 올라가는 데 의문을 품고 있지만, 추가 상승을 위한 구체적인 증거가 확인되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코스피가 2,300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음에도 가치평가 수준은 최근 6년간 가장 낮은 데다 이익과 지배구조 개선으로 배당 성향이 확대될 수 있다"며 "코스피가 주가수익비율(PER) 14배인 대만 수준으로 오르면 3,000 이상도 멀지 않다"고 강조했다.
indi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