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NYT 보도 내용 잘 모르는 일이다" 일축
(홍콩 베이징=연합뉴스) 최현석 심재훈 특파원 = 2010∼2012년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중국 내 정보를 제공하던 현지 정보요원들이 중국 정부에 의해 살해되거나 투옥됐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했다.
NYT는 지난 20일(현지시각) 복수의 전·현직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2010∼2012년 중국 당국에 의해 살해·투옥된 CIA 정보요원은 18∼20명이며 이 중 살해된 경우는 최소 12명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정부청사 마당에서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 요원들의 총격을 받고 숨진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NYT는 어떤 희생자 신분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중국 상하이(上海)국제문제연구원 장저신(張哲馨) 미·중 관계 연구원은 22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이 정보원이나 공작원을 재판 없이 죽이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보도에 의문을 표시했다.
장 연구원은 작년 쓰촨(四川)성 출신 황위(黃宇)가 군 기밀을 외국 정보기관에 판매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것 외에 대부분 기밀 유출이나 간첩 사건 연루자는 정식 사법절차를 통해 징역형 처벌을 받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류웨이둥(劉衛東) 미·중 관계 연구원도 중국이 최소 12명의 CIA 정보요원을 죽였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린다고 지적했다.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정부청사 마당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매우 이례적이라며 중국 당국이 용의자를 잡을 수 있었다면 총을 쏴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용의자가 국가지도자들을 겨냥했거나 의도적으로 중요 기반시설을 훼손했을 때, 대규모 살상을 협박했을 때 등 급박할 때만 총을 쏘는 것이 관리들에게 허용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의 리웨이(李偉) 대테러 전문가는 NYT 보도에 나온 CIA의 중국 내 작전 차질이 공개된 것이 미국 내 정치 투쟁과 일정 정도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 즈밍연구소의 후이칭 리서치 이사는 NYT 보도가 미·중 관계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NYT 보도에 대해 중국 정부는 "잘 모르겠다"면서 강한 불쾌감을 내비쳤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뉴욕타임스 관련 보도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면서 "중국 국가안전기구가 정상적인 직권 업무를 행사하는 것에 대해 과도한 평론을 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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