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유궁서 우크라이나사태·시리아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 논의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엘리제궁은 22일 두 정상이 오는 29일 파리 외곽의 베르사유궁에서 양자회담을 한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불은 프랑스와 러시아의 수교 300주년을 기념해 이뤄졌다고 엘리제궁은 설명했다. 제정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는 1717년 프랑스를 방문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양국의 수교 300주년을 기념해 베르사유 그랑트리아농 궁에서 마련되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국립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초청전시도 함께 둘러볼 예정이다.
두 정상은 이번 양자회담에서 시리아 대테러 격퇴전과 우크라이나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할 예정이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연합(EU)은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한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한 뒤 이 제재를 확대·연장해 왔다. 현 제재는 오는 9월까지 연장돼 있다.
양국 정상은 지난 18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민스크 평화협정의 이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 4자회담('노르망디 형식회담')의 틀 내에서 협력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한 바 있다.
시리아 문제도 주요 논의대상이다.
프랑스 등 서방국들은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과 관련, 시리아 정부의 편을 들어온 러시아와 갈등해왔다.
이번 프랑스·러시아 정상회담은 강한 유럽연합(EU) 건설을 공언해온 마크롱과 유럽연합(EU)을 견제해온 푸틴이 처음으로 직접 대면하는 자리로, 향후 프랑스를 비롯한 EU 측과 러시아의 관계 설정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U에 속하지 않은 러시아는 프랑스와 독일 등 서방 선진 민주국가들이 주도하는 유럽연합의 결속력 강화를 견제하면서 구소련 때 자신들의 '앞마당'이었던 동유럽 쪽으로 EU가 외연을 확대하는 것에 반발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프랑스 대선에서 마크롱의 라이벌이었던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을 공개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3월 르펜의 러시아 방문 때 1시간 30분이나 양자 면담에 할애하는 등 사실상 르펜의 편을 들어왔다. 르펜의 EU 탈퇴 공약이 유럽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러시아의 이익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 측은 특히 대선 기간 선거캠프에 대한 해킹 공격과 이메일 유출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개입했을 것으로 의심하는 등 마크롱과 푸틴은 상당한 긴장관계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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