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사회 친구에게 덮어씌운 '잘못된 우정'

입력 2017-05-23 10:40  

음주 뺑소니 사회 친구에게 덮어씌운 '잘못된 우정'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술 취해 무면허로 운전하다가 뺑소니쳤어. 대신 경찰 조사 좀…."

A(40)씨는 지난해 7월 16일 오전 2시 30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서 술에 취해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주차 차량 2대를 들이받았다.

음주 운전 등으로 2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A씨는 덜컥 겁이 났다. 가중처벌이 두려워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술이 확 깬 A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사회 친구 B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술 취해 무면허로 운전했다. 다른 친구에게 나 대신 운전했다고 말하라고 부탁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정이 앞선 B씨는 또 다른 친구 C씨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 조사를 받게 시켰다.

C씨는 사고 한 시간 뒤 "내가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냈다"고 허위 진술하고 교통사고 관련자 진술서도 썼다.

이들은 '운전자 바꿔치기'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결국 경찰에 꼬리를 잡혔다.

A씨 등은 사회봉사를 하면서 만난 사회 친구 사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주지법 형사1단독 김상곤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사회봉사 160시간, 준법운전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범인도피 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B씨와 C씨는 각 벌금 300만원과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A씨는 이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중인 지난 1월 초 또 음주 운전 중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려고 지인에게 조사를 받도록 시켜 처벌을 모면하려고 했다"며 "재판 과정에서 또 무면허 음주 운전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sollens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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