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300선 너머 어디까지…'살까 말까' 고민되네

입력 2017-05-23 10:45   수정 2017-05-23 11:33

코스피 2,300선 너머 어디까지…'살까 말까' 고민되네

"대세상승장 투자적기"…"묻지마 추격매수는 쪽박 지름길"

원자재가격 급락·보호무역 강화·美Fed 자산축소 우려요인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코스피가 지수 공표 이후 34년 만에 2,300선을 넘어섰다. 이제까지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고지다.

지난 22일 2,304.03으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코스피는 23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2,300선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증시의 역대 최고치 경신 행진에 동참한 한국증시도 그야말로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다.

다른 주요국 증시에 비교하면 때늦은 느낌이지만, 주식거래활동계좌도 지난 11일 2천340만8천114개로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관망해오던 투자자들도 덩달아 코스피의 방향성을 놓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미 고점에 도달한 증시에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들의 손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 대세상승장 초입…"빨리 손 담글수록 좋다"

코스피가 이미 고점에 도달한 상황이라면 차익실현을 하고 뒤도 돌아보지 말고 빠져나와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예금금리 1%의 초저금리 시대에 모처럼 찾아온 대세상승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모처럼 온 천금같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전문가들도 대부분 코스피시장이 대세상승장 진입 초기로 상승추세를 당분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이들은 지금은 한국증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시기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상당한 기간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조금 더 나아가더라도 중위험·중수익 자산에 주로 투자를 해 왔다"면서 "이제는 경기 회복세에 맞춰 위험자산의 1등 기업 주식 등 우량주에 투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조 센터장은 "새로운 기업이익, 경기 회복이 맞물려 새로운 주가를 만들었다고 봐야 한다"면서 "전고점을 뚫은 상태에서 조정을 받던 코스피가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장기 불황 뒤에 글로벌 경기 회복의 혜택을 받는 과정이어서 사이클이 얼마나 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 대이동(그레이트 로테이션)이 이미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시중 부동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며 상승장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오 센터장은 "지금까진 외국인 수급으로 코스피를 끌어올렸다는 어느 순간 시중 부동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마음이 급할 수 있지만, 오히려 지금이 투자를 시작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 6년간 모습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반신반의하고 있지만, 충분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상승 패턴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오히려 시장에 빨리 손을 담글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 추격매수·묻지마 투자는 '쪽박 위험'

한국증시에 대한 장밋빛 분석과 전망이 대세임에도 추격매수나 묻지마 투자는 '쪽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주가의 급등 여부만 따지지 말고 기업의 실적을 꼼꼼하게 따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주식이라면 신고가나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더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주가보다 싸다는 이유로 무조건 투자해선 안 된다. 실적부진 등 주가 하락 원인을 제공한 기업내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주가 하락의 끝을 알 수 없다.

오현석 센터장은 "지수가 오른다고 묻지마 투자를 하거나 추격매수에 나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 역시 지금까지 부진했던 국내 중·소형주의 반등 가능성을 전망하면서도 대세 상승장이라고 믿고 가격이 싸다고 사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개인투자자들이 흔히 실수하는 게 주식의 내용보다 싸게 사려고만 덤비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10∼15개 종목 분산투자 ▲액티브 주식형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상승장의 투자 대안으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또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급락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한국증시의 상승 흐름을 제약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자산축소나 금리인상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복병이다.

이 펀드매니저는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 신흥국 경기가 안 좋아지고 전반적인 경기 회복 흐름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면서 "한국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온수 KB증권 멀티에셋전략팀장은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수출기업 타격으로 직결돼 한국과 같은 수출 중심의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이는 새 정부의 선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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