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 기반 유망시장 인식 "구미에 앞서 선점"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이르면 2020년 오므론(OMRON) 등 일본 업체 100곳이 사물인터넷(IoT)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매매할 수 있는 유통시장을 창설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일본 업계가 개인용 서비스 분야의 IoT 데이터 활용에서는 구글 등 미국 쪽에 밀리는 모습이지만, 로봇이나 공작기계 등 일본이 강한 IoT 분야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을 앞서가겠다는 노림수다.
가전이나 자동차, 공장설비 등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IoT는 산업의 기반이 되는 세계적인 유망시장이다. IoT 데이터를 사용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하려는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자동운전(자율주행) 자동차 등의 신성장 분야에서도 IoT 데이터가 없어서는 안 된다. 센서 등 인터넷에 연결되는 제품은 2020년 전 세계에서 500억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은 IoT기술의 핵심이 되는 센서분야에서 세계 점유율 40% 정도의 강국이다. 하드웨어에 더해 IoT에서 축적되는 빅데이터 유통 시스템에서도 구미 쪽을 앞서가려는 움직임이다.
타사의 방대한 IoT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새로운 사업기회가 넓어진다. 웨어러블단말기로 모은 건강 데이터를 활용해 의료서비스를 창출하는 등 다양한 사업이 가능해진다.
이 밖에도 식품슈퍼가 가정집 냉장고 속의 식품재료 저장량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으면 이후 적정 발주량을 정해 재고 절감으로 연결할 수 있다.
자사만으로는 IoT데이터 수집이 어려워 외부에서 데이터를 구입하는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따라서 복수기업의 데이터를 중개하는 거래소가 난립하고, 데이터 구입이 어려워질 우려도 있다.
구미에서는 개별 중개소 등을 이어주고 큰 유통시장을 만들려고 하는 움직임은 아직 시작되지 않고 있다. 일본이 글로벌 경쟁에 앞장서서 IoT 데이터의 유통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는 것이다.
전자기기 메이커 오므론이나 IoT 데이터 매매중개 일본데이터거래소 등이 올 가을 복수의 중개소에 걸쳐있는 IoT 데이터를 용이하게 매매할 수 있는 유통시장 창설을 위한 준비조직을 발족한다.
히타치제작소나 NTT, 도쿄전력파워그리드, 신일철주금솔루션즈 등도 참가를 검토 중이다.
현재 일본에서 디지털화폐의 사용 이력과 같은 개인정보를 외부에 판매할 경우는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IoT에서 수집한 데이터의 취급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는 점이 문제다.
준비조직에서는 이처럼 데이터 활용을 위한 환경 정비나 보안 강화 등의 과제도 논의하고, 기업 사이의 IoT 데이터 유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미비점을 해소하는 준비 작업도 병행한다.
교통기관이나 인프라스트럭처에 센서를 설치하는 기업이 IoT 데이터를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도 쉬워진다. 자사 데이터 이용만으로는 투자금 회수는 어렵다.
그래서 투자를 망설이는 기업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IoT로 수집된 빅데이터를 매매하는 시스템 도입의 장벽들이 없어지게 되면 기업들의 IoT 데이터 활용에 박차가 가해질 전망이다.
현재 IoT 데이터 매매 대상으로는 택시의 위치나 운전상황, 산업용 로봇의 가동상황, 자동차 와이퍼 작동이나 급브레이크·속도 데이터, 웨어러블단말기의 동작정보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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