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낸드플래시 반도체의 강자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이 매물로 나오면서 국내 낸드플래시 업계에 전체적으로 반사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반도체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낸 '도시바 메모리 매각 이슈는 꽃놀이패'란 보고서에서 "도시바의 메모리 매각 이슈는 낸드 업황과 국내 업체들에게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도시바가 3D(3차원) 낸드 투자 기회를 상실하면서 낸드의 공급 부족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현재 낸드플래시 업계의 기술적 추세가 2D에서 3D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있는데, 도시바의 3D 낸드플래시에 대한 시설투자가 늦춰지면 경쟁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업계 전체적으로도 3D 낸드플래시의 공급 부족이 더 길어지면서 3D 낸드의 '빅 사이클'이 더 연장될 수 있다고 최 연구원은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매수자가 결정돼 매각이 완료돼도 낸드플래시 업황에 긍정적이라고 봤다.
웨스턴 디지털(WD) 같은 전략적 투자자가 인수할 경우 전 세계 각국의 반독점 승인 심사를 거쳐야 해 낸드 투자가 바로 집행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재무적 투자자가 인수한다면 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투자 회수 우려로 과감한 시설투자 집행을 못 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 연구원은 "3D 낸드플래시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도시바 매각의 최대 수혜 업체"라며 "SK하이닉스는 기본적인 낸드 업황 개선 수혜를 보면서 인수 참여 때 무리하지 않은 금액으로 낸드 업계 2위가 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이번 매각 건이 다른 낸드플래시 업체에게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낸드 산업의 흐름이 3D로 전환되는 시점이어서 새로운 장비, 새로운 투자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도시바가 이런 패러다임 전환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대응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도시바 말고도 중국 업체들이나 인텔, 마이크론 등 다른 업체들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서 도시바 매각이라는 변수만으로 업황의 변화를 예측하기는 좀 힘들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