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여사, 하얀 손수건으로 눈물 훔쳐…건호씨 스트레스성 원형탈모 치료
秋 "권여사, 굉장히 마음속으로부터 즐거워해…'더 잘했으면' 당부도"
(서울·김해=연합뉴스) 송수경 서혜림 기자 =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을 맞는 유족들의 감회도 남다른 듯 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고인을 떠나보낸 '한'(恨)을 떨쳐낼 수 없었던 유족들로선 노 전 대통령의 '친구'이자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과 민주당의 집권을 맞아 '감격'과 '회한'이 교차했을 것이다.
중국에서 귀국한 건호씨는 이날 머리를 삭발한 채로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건호씨는 스트레스성 원형탈모로 인해 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겠느냐"고 전했다.
건호씨는 유족대표 인사를 위해 무대에 선 뒤 자신의 헤어스타일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려는 듯 "정치적인 의사표시도 아니고 사회불만도 아니고 종교적 의도도 아니다"라며 "최근 좀 심하게 탈모 현상이 일어났는데 탈모반이 여러 군데 와서 방법이 없었다. 본의 아니게 속살을 보여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와 유족들 역시 오늘 추도식을 맞이하는 이 마음을, 이 감격과 회한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알기 어렵다. 역사와 민심 앞에 경외감을 느끼며 오랜 길을 함께 걸어오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릴 따름"이라고 벅찬 마음을 표한 뒤 "아버님께서 살아계셨다면 오늘 같은 날은 막걸리 한잔 하자고 하셨을 것 같다. 아버님을 사무치게 뵙고 싶은 날"이라고 그리움을 표했다.
건호씨는 인사말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말을 잠시 잇지 못했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앞서 봉하마을 문화관광 해설사들이 추도사를 할 때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권여사도 이날 추도식 중간중간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의 생전영상이 방영되고, 임채정 전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각각 추모사와 추모시를 낭독할 때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고, 아들 건호씨가 인사말을 마쳤을 때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어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때에도 하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자, 옆자리에 있던 문재인 대통령이 권 여사를 거듭 위로했다.
권 여사는 추도식 후 사저에서 추미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를 맞이한 자리에서 "고생했고, 수고했다", "(이번 대선에서) 당이 잘 단합했다는 소리를 전해 들었다"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여사님께서 정말 굉장히 마음속으로부터 즐거워하시고 '수고 많았다'고 위로도 해주셨다"며 "'앞으로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도 해주셨다"고 전했다.
한 핵심 관계자는 "권 여사가 그동안의 추도식 가운데 제일 많이 우셨다.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이 새빨개지도록 펑펑 우셨다"며 "건호씨의 인사말 속에 가족들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핵심인사는 "가족들로선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라며 "그동안 때만 되면 구여권 쪽에서 노 전 대통령을 공격했고, 그때마다 가슴이 무너져 내리던 게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노 전 대통령이 너무 그립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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