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反이란 연설' 뒤 바레인서 시아파 유혈진압

입력 2017-05-23 18:49  

트럼프 '反이란 연설' 뒤 바레인서 시아파 유혈진압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바레인 당국이 23일(현지시간) 시아파 유력 종교 지도자 아야톨라 이사 카심의 고향 디라즈 지역에서 연좌 농성하던 반정부 시위대를 무력 진압했다.

바레인 시아파 조직들은 트위터를 통해 이 과정에서 경찰의 발포로 주민 1명이 숨지고 부상자가 속출했다면서 피를 흘리는 주민의 사진과 동영상을 소셜 네트워크에 게시했다.

바레인 내무부는 "디라즈 지역은 현상수배범의 소굴"이라면서 진압 사실은 확인했지만 인명 피해 규모는 발표하지 않았다.

이들 시위대는 아야톨라 카심이 극단주의 사상을 유포해 국가 안보를 위협했다는 혐의로 21일 법원에서 징역 1년과 재산 몰수형을 선고받고 시민권을 박탈당한 데 항의해 농성 중이었다.

바레인 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디라즈 지역을 수 개월간 통제하면서 통행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바레인 수니파 정부는 시아파 반정부 세력의 배후가 '시아파 맹주' 이란이라고 의심해 왔다.

이번 무력 진압은 공교롭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에 방문해 연일 이란이 중동 내 테러를 지원한다며 일방적으로 비난한 직후 일어났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란 연설이 바레인 당국이 이날 친이란 성향의 시아파 세력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마드 빈이사 알칼리파 바레인 국왕은 21일 사우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하고 양국의 우호를 다짐했다.

바레인 당국은 2011년 시아파를 중심으로 수니파가 권력을 독점하는 데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거세게 일어나자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군 투입을 요청해 시위대를 유혈 진압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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