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천사' 마리안느·마가렛 수녀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입력 2017-05-24 11:42  

"소록도 '천사' 마리안느·마가렛 수녀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전남도 방문단, 6월 2일 오스트리아서 수녀들 면담…선양사업 본격화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 '평화 사절단'이 파란 눈의 '할매 천사'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를 만나러 오스트리아로 떠난다.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 등 두 수녀의 선양사업도 본격화된다.






24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도 방문단은 다음 달 2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티롤 주에서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를 만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특사인 김희중 대주교가 현지에서 합류하며 김연준 소록도성당 신부도 동행한다.

방문단은 티롤 주 마트레이에서 마리안느 수녀와 오찬을 한 뒤 티롤 주 인스브루크에 있는 요양원을 찾아 마가렛 수녀를 만난다.

마리안느 수녀는 암 투병 중이며 마가렛 수녀는 치매에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단은 다음 달 3일 티롤 주 의회를 찾아 두 수녀의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 등에 협력을 요청할 방침이다.

'벽안의 천사'들은 소록도, 고흥, 전남의 경계를 넘어 국내에서는 '평화 전도사'로 명성을 충분히 얻었다.

본명이 마리안느 스퇴거(Marianne Stoeger·83)와 마가렛 피사렉(Margareth Pissarek·82)인 두 수녀는 인스브루크 간호학교를 졸업하고 1962년과 1966년 한국 땅을 밟아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단 한 푼의 보상도 없이 빈손으로 살다가 2005년 11월 21일 편지 한 장만을 남긴 채 소록도를 떠났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1954년, 1962년 각각 종신 서원을 했지만 엄밀한 의미로는 수녀가 아닌 평신도 재속회원이다.

실제 두 수녀는 수녀보다는 '할매'라는 친근한 호칭을 좋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전인 지난해 5월 16일 고흥 문화회관에서 열린 마리안느 수녀 명예 군민증 수여식에 참석하고 소록도를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이후 페이스북에서 "섬긴다는 말의 참뜻을 그보다 더 보여줄 수 있을까. 천사가 있다면 그런 모습일 것 같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도 전남지사 재임 시절 "두 수녀의 헌신은 인류가 절망에서 어떻게 희망을 만들어가는가를 보여준 사례"라고 높이 평가하며 김연준 신부와 고흥군 등이 추진하는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운동에 대한 도의 관심을 주문했다.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은 원한다고 해서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노벨평화상 선정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한다.

후보 추천은 국회 구성원, 정부 관료, 학자,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전·현 구성원 등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천인이나 피추천인, 후보 검증결과 등은 50년간 비밀에 부쳐진다.

이 때문에 후보 추천에는 활동 내용뿐 아니라 인지도도 상당 부분 필요하다.

전남도가 티롤 주 의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홍보에 노력하는 이유다.

마침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지난 4월 국내 개봉한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곧 상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인 수녀의 내레이션과 한센인과 의료인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두 수녀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전남도 관계자는 "두 수녀의 숭고한 정신이 본국인 오스트리아에서도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며 "거추장스럽고 떠들썩한 홍보를 지양하되 두 분의 평화·봉사 정신을 선양하는 효율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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