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24일 '한국전쟁 참전 미국군 전사·실종 장병 추모식'에 참석, "6·25전쟁 후 현재까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의 토대를 마련해준 미국과의 혈맹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피 보훈처장은 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미군 참전 기념비 앞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67년 전)위기의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었던 것은 유엔의 즉각적인 참전 결정과 여러분의 형제이자 아버지이신 미국 참전용사를 비롯한 유엔참전용사들 덕분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사랑하는 가족을 이 땅에 보내주신 유가족 여러분께서도 60여 년 동안 큰 충격과 가슴에 사무친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오셨다"면서 "여러분의 형제와 아버지의 희생은 절대 헛되지 않았으며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밑거름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추모사에 이어 1950년 12월 장진호 전투에서 실종돼 아직도 유해를 찾지 못한 토머스 앨런 더피(실종 당시 22세) 육군 상병의 딸 리넷 터커(66) 씨가 빛바랜 흑백사진으로만 남은 아버지에 대한 평생의 그리움을 담은 편지를 낭독했다.
그녀는 "아빠를 알기 위해 30년 전 엄마의 스크랩북을 뒤져 아빠 부대의 퇴역 군인들, 전쟁 포로로 잡혔던 군인들에게 편지를 썼지만 아빠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면서 "우리 가족은 아직도 아빠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터커 씨는 이어 "오빠와 내가 가족을 꾸려 이제 아빠에게는 7명의 손주와 13명의 증손주가 있다"면서 "(아빠가)자랑스럽고, 항상 사랑한다"고 말했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미군 전사자와 실종자의 생전 사진을 담은 액자를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보훈처는 지난 22일부터 오는 27일까지 6·25 전쟁에 참전한 미군 전사·실종 장병 27명의 자녀와 형제 등 유족 53명의 한국 방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족들은 이날 추모식 외에도 육군 25사단이 주관하는 네바다 전투 기념식에 참석하고 분단의 현장인 판문점을 방문한다. 이어 26일에는 롯데월드타워를 찾아 한국의 발전상을 확인한다.
6·25 전쟁 당시 미국은 유엔 참전자의 90%가 넘는 179만여 명의 병력을 지원했으며 이 중 3만3천686명이 전사하고 3천737명이 실종했으며, 4천439명이 북한의 포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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