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팬 희생자 속출 우려…"일부러 여성 노렸다"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티셔츠를 입은 8살 소녀, 1년 전부터 공연 날짜를 손꼽아 기다려온 여대생….
22일(현지시간)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영국 맨체스터 자살폭탄 테러 공격 희생자의 신원이 확인되기 시작하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공격이 발생한 다음 날 밤 페이스북에는 올해 8살 초등학생 사피 로즈 루소스를 찾는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그란데가 그려진 흰 티셔츠에 청치마, 검은 레깅스를 입고 콘서트에 간 사피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며 연락처와 함께 공유를 부탁했다.
하지만 사피는 결국 주검으로 돌아왔다.
사피가 다니던 탈레튼 커뮤니티 초등학교 교장은 학교 홈페이지에 "사피는 모든 면에서 아름다운 소녀였다"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는 글을 남겼다.
거의 1년 전부터 그란데의 공연을 기다려 온 대학생 조지나 캘랜더(18)도 이번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캘랜더는 지난해 7월 그란데의 유럽 투어 소식을 듣고 "너무 보고 싶다"고 그란데 트위터 계정에 글을 남겼으며, 2015년에는 그녀를 직접 만난 적이 있는 열성 팬이었다.
현재 트위터에는 캘랜더가 그란데와 함께 찍은 사진이 추모글과 함께 빠르게 퍼지고 있다.
그란데가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이번 테러 공격 희생자 중에는 미성년자가 특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부상자 치료를 맡은 병원 관계자는 "16세 미만의 어린이 12명이 크게 다쳤다"며 "수일 내 어린 희생자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테러범이 여성을 일부러 공격 타깃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그란데의 대표곡 중 하나가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데인저러스 우먼(Dangerous Woman)이며, 이번 콘서트도 여성의 권한을 찬양하는 의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이번 범행을 자처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왜곡된 여성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샤샹크 조시 수석 연구원은 "급진주의 이슬람 세계관에는 여성 혐오가 깊이 뿌리 박혀 있다"고 말했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