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작 '정치소년 죽다'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노벨문학상 수상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82)가 천황(일왕)제를 비판한 내용의 소설 '정치소년 죽다'가 금서가 된 지 56년 만에 일본에서 출판된다.
일본 출판사 고단샤(講談社)는 24일 모두 15권으로 구성된 오에의 전집 '오에 겐자부로 전(全)소설'을 내년 출간한다며 여기에는 '정치소년 죽다'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정치소년 죽다'는 문예지 '문학계'의 1961년 2월호에 게재됐지만, 우익단체들이 천황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극렬하게 항의해 이후 출판된 적이 없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같은 잡지의 전달 호에 게재된 '세븐틴(17)'의 속편으로, 주인공인 우익 소년이 '천황 각하 만세'를 외치고 자살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당시 우익단체들에 의한 테러가 잇따르는 분위기에서 문학계는 이 작품과 관련해 공식 사죄하기도 했다.
1957년 도쿄대 재학 중 데뷔한 오에는 1960년 연설 중이던 좌익 인사를 사살한 17세 소년 야마구치 오토야(山口二矢)를 모티브로 이 소설을 썼다. 소설은 400자 원고지 150매 분량이다.
그동안 오에의 전집은 신조사(新潮社)에 의해 2번 출판됐지만 '정치소년 죽다'는 포함되지 않았다. 오에의 모든 소설이 발간되는 기간은 내년 7월부터 2019년 9월이다.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문인으로 꼽히는 오에는 지난 1994년 일본인으로는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1899∼1972)에 이어 2번째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15년 방한 당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한 일본의 후진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나 국민이 충분히 사죄했다고 보기 어렵다. 일본 국가가 사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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