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에서 송환 판결 번복 어렵다고 판단해 마음 바꾼 듯
실형 받으면 덴마크 구금기간 포함 안돼 '이중처벌' 불이익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전임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비선 실세'였던 최순실 씨의 딸로 그동안 덴마크에 도피해 있던 정유라 씨가 결국 한국 송환 결정을 받아들였다.
덴마크 검찰의 한국 송환 결정과 덴마크 지방법원의 1심 판결에 반발, 고등법원에 한국 송환결정 불복 항소심을 제기한 정 씨가 24일 돌연, 자진해서 항소심을 철회한 것이다.
지난 1월 1일 덴마크 올보르에서 체포된 지 144일 만이다.
덴마크 검찰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정 씨의 한국 송환이 최종적으로 결정됐다"며 "정 씨가 고등법원에 제출한 항소심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검찰 측은 정 씨의 한국 송환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덴마크 검찰은 한국 사법당국과 협의해 향후 30일 이내에 정씨를 한국으로 보낼 방침이다.
정 씨가 항소심을 자진해서 철회한 것은 고등법원 재판에서도 한국 송환 판결을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한국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져 더 이상 시간을 끌더라도 실익이 없다고 생각해 한국 송환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정 씨는 한국에서 실형을 받을 경우 덴마크 올보르 구치소에 수감돼 있었던 기간은 복역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한국 송환을 계속 늦추면서 지연작전을 펴다가 늦게라도 한국으로 송환되면 그만큼 이중처벌을 받게 되는 셈이어서 유리할 게 없는 상황이다.
앞서 한국 특검은 정 씨에 대해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 특혜 의혹, 삼성전자의 제3자 뇌물 수수 의혹 등의 혐의를 적용해 덴마크 당국에 정 씨의 한국 송환을 요구했다.
또 특검은 정 씨가 귀국을 거부하고 버티자 정 씨에 대한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을 오는 2023년 8월까지 6년 6개월을 연장했고, 법원도 이를 수용했다.
정 씨는 지난 3월 17일 덴마크 검찰이 정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하자 이에 반발해 올보르 지방법원에 송환 불복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4월 19일 1심 법원은 정씨를 한국으로 송환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정씨는 곧바로 고등법원에 항소심을 제기, 내달 8일 항소심을 앞두고 있었다.
정 씨는 한국으로 송환되면 곧바로 검찰에 인계돼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씨가 귀국해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면 정 씨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 특혜 의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삼성전자의 제3자 뇌물 의혹에 대한 미진한 수사가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