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청문회 이틀째…여야, 한층 거세진 공방(종합)

입력 2017-05-25 20:53   수정 2017-05-25 21:03

이낙연 청문회 이틀째…여야, 한층 거세진 공방(종합)

한국당 "아내 그림 代作 아니냐"…'허니문' 기간 낙마 사례 거론도

與 "정치공세·인격모독 안 돼"…'문자 폭탄' 촬영 소동도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류미나 서혜림 박수윤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둘째 날인 25일 여야는 전날보다 한층 격화된 신경전을 벌였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위원들은 이 후보자 부인의 그림 대작(代作) 의혹 등을 거론하며 공세를 강화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은 이를 근거 없는 모욕 주기라고 지적하며 역공을 펼치는 등 여야 간 팽팽한 대치 전선이 형성됐다.


◇ 시작부터 신경전…'부인 그림' 놓고 정면충돌 = 오전 질의 시작과 동시에 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혹시 김대중 정부의 장상 후보자 서리, 박근혜 정부의 김용준 총리 내정자를 기억하느냐. 소위 새 정부의 초대 서리 내지는 후보자로서 '허니문' 기간에 낙마한 그런 분들"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새 정부 초대 총리로 지명됐음에도 인사청문회의 벽을 못 넘고 낙마한 사례를 들먹이며 이 후보자도 결코 순순히 인준안을 통과시켜주지 않을 것이란 '경고'를 보낸 것이다.

야당 측 위원들은 이어 화가인 이 후보자 부인의 전시회 의혹 등을 놓고 검증 공세를 집중했다.

한국당 정태옥 의원은 대선 직전인 지난달 이 후보자의 부인이 두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고 지적하면서 "중견 작가의 가필과 대작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작품성이 떨어지고 많은 작품이 양산됐다는 제보가 있다"며 "하객들이 작품과 관계없이 결혼 축의금같이 돈 봉투를 내놨다는데 사실인가"라고 캐물었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병역·탈세 문제와 관련해 명확한 해명이 안 되는 것이 대단히 유감"이라며 "배우자의 예금이 올해 3월 공직자 재산 신고 때는 2억4천만원이었는데 후보자 신고 때는 3억원이다. 이 돈이 어디서 났느냐"라고 추궁했다.

야당 측 위원들은 또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윤주식 전남개발공사 기획관리실장을 상대로는 회사가 이 후보자 아내 그림을 구입한 경위를,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에게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한전 공대 설립에 이 후보자가 관여했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또 이경호 정무특보와 전승현 전남개발공사 사장 등 증인이 불출석한 것을 비판하며 이들을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與, 무리한 의혹 제기 '브레이크'…"자녀 질문 조심해야" = 여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야당 측의 무리한 의혹 제기에 번번이 제동을 걸며 이 후보자를 감쌌다.

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이 후보자의 부인과 아들 등 가족 관련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이 후보자가) 인생이 깡그리 짓밟히는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는데, 오늘내일 이혼당하는 거 아니냐"면서 "자녀에 대한 질문만큼은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철희 의원은 정태옥 의원이 이 후보자 부인 전시회 의혹을 제기한 것을 두고 "너무 좀 거르는 절차 없이, 지금 질문하시는 분도 과하다고 느끼시는 것 같다"며 "그렇게 정치공세하고 인격 모독하면 청문회 본래 취지랑 다르지 않으냐"라고 지적했다.

전혜숙 의원은 이 후보자가 전날 계란 한 판 값에 대한 질문을 한 줄 값으로 착각하고 3천 원이라고 답했다가 비판받은 것을 의식한 듯 "오늘 야당에서 '강남 총리'라고 했는데, 막걸리 한 병이 얼만지 아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전남에선 1천500원에 가게에서 판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또 전혜숙 의원이 저출산 대책에 대한 견해를 묻자 "여성들이 자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큰 발전인데 그 발전과 (출산율이) 상충할 수 있다"며 "의원회관에도 마흔 살도 젊어 보이는 '올드미스(노처녀)'들이 굉장히 많다. 어떻게 할지 의원님들이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답하기도 했다.



◇ 과열 차단에 '진땀'…'문자 폭탄' 촬영 소란도 = 전날 청문회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과 달리 이날은 한때 위원들 사이에 목소리 톤이 올라가며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민주당 소속 정성호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그럴 때마다 직접 나서서 과열 양상을 차단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오전 질의에서 이 후보자 아내 전시회 의혹을 두고 여야 간 설전이 이어질 조짐을 보이자 정 위원장은 "질의 가지고 공방하면 끝이 없다. 좀 양해해 달라"며 거듭 발언 자제를 요청했다.

청문회 도중 '문자 폭탄'으로 인한 소동도 있었다.

한 야당 위원이 청문회 오전 질의 도중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자 이 위원의 휴대전화에 찍힌 '문자 폭탄'을 촬영하려는 카메라 기자들이 몰려 소란이 빚어진 것이다.

정 위원장은 "가능한 질의 도중에 휴대전화를 보지 마시라. 카메라 촬영 때문에 질의자나 답변자나 집중이 안 되니까 협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위원들은 청문회 도중 계속해서 휴대전화를 확인했고,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것을 본 정 위원장은 그때마다 자제를 거듭 요청해야 했다.

ljungber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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