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편지 통해 통렬히 비판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복싱에서 6체급을 석권한 오스카 델라 호야(44·미국)는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 UFC 최강자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의 대결에 대해 "서커스", "웃음거리"일 뿐이라며 통렬히 비판했다.
맥그리거는 최근 성명을 내고 메이웨더와의 복싱 대결에 대해 UFC 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메이웨더 측만 합의하면 복싱과 격투기 최강자들간의 대결이 성사된다. 메이웨더는 2015년 9월 프로 복싱 역대 최다 무패 타이기록(49전 전승)을 세우고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델라 호야는 26일(한국시간) 공개편지를 통해 성사 직전 단계인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대결이 복싱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이 될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델라 호야는 먼저 "나는 복싱이라는 스포츠를 보호하고자 하는 바람으로 이 편지를 쓴다"며 "시간이 갈수록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서커스'가 현실로 실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돈을 세느라 여념이 없을 때 하나의 그룹만은 이 조롱거리가 될 싸움이 일어나지 않길 바랄 것"이라며 "그것은 바로 우리 복싱이라는 스포츠의 생명선과 같은 팬들이다. 메이웨더와 맥그리거가 싸우게 된다면 복싱은 다시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델라 호야의 회사인 '골든 보이'는 오는 9월 열리는 게나디 골로프킨(37전 37승(33KO))과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49승(34KO) 1무 1패)의 복싱 대결을 프로모션하고 있다.
현재 복싱계 최고의 슈퍼스타인 골로프킨과 알바레스의 격돌은 올해 최고의 복싱 빅매치로 평가받는다. 만약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대결이 연중에 성사된다면 둘의 대결은 흥행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하다.
델라 호야는 "한 스포츠에서의 성공이 다른 스포츠에서의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며 "맥그리거는 그저 그런 복서와 싸우는 게 아니다. 그는 최고의 복서와 싸우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꽤 괜찮은 골퍼가 될 뻔했다"며 "하지만 내가 로리 맥킬로이, 조던 스피스, 세르히오 가르시와와 경쟁할 수 있을까? 물론 아닐 것이다. 나는 도전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했다.
'골든보이'라는 애칭으로 불린 델라 호야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미국의 유일한 복싱 금메달리스트로 슈퍼페더급(58.97㎏)부터 슈퍼웰터급(69.85㎏), 미들급(72.57㎏)까지 6체급을 정복한 20세기 복싱 스타 중 한 명이다.
허리에 찬 챔피언 벨트는 모두 10개에 이르고 2008년에는 미국 올림픽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델라 호야는 10년 전인 2007년 메이웨더와 맞붙어 근소한 점수 차로 판정패한 바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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