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차이신 "중동 왕실에 궈원라이 소개…증권사 지분 인수 지원" 주장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중국에서 부패 혐의로 수배된 채 미국에 도피 중인 재벌 궈원구이(郭文貴)의 증권사 지분 인수자금 조달에 중개역을 맡았다는 보도가 나와 진위가 주목된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중국 유력 경제지 차이신(財新)은 궈원구이가 2013년 블레어로부터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왕가를 소개받아 아부다비 당국으로부터 중국 증권사 지분 인수자금 30억 달러(약 3조3천600억 원)를 조달했다고 보도했다.
차이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유엔과 유럽연합(EU), 미국, 러시아 등 중동 평화협상 4개국 모임의 중동특사였던 블레어 전 총리가 당시 궈원구이가 비용을 지불한 민간 항공기를 이용해 함께 중동으로 날아갔다고 전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중동에서 궈원구이 정취안(政泉)홀딩스 지배주주를 아부다비 왕세자 셰이크 무하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과 다른 왕실 가족들에게 소개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이후 아부다비 당국은 궈원구이 가 공동 운영하는 홍콩 자산관리회사 ACA 캐피털(阿中基金)에 30억 달러를 제공했다고 차이신이 전했다.
궈원구이는 2015년 ACA 캐피털에서 받은 자금 5억 달러와 UBS로부터 대여한 7억7천500만 달러를 이용해 중국 2대 증권사인 상하이(上海)의 하이퉁(海通)증권 지분을 샀지만, 같은 해 여름 중국 증시 폭락 사태로 대규모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궈원구이는 2015년 10월 미국 법원에 UBS를 상대로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 관련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홍콩에서 이뤄진 투자와 협상을 판결할 적절한 장소가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됐다.
또, 차이신은 궈원구이가 2009년 블레어 전 총리의 부인 체리 여사의 자서전 5천 부를 사는 등 블레어 일가와 오랫동안 관계를 맺었으며 인터폴이 지난달 자신을 '적색 수배(Red Notice)' 명단에 올리기 전까지 블레어 전 총리와 연락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궈원구이는 트위터에 게시한 글에서 차이신 보도가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블레어 전 총리 측은 차이신에 그가 10년간 궈원구이를 친구로 알고 지내면서 자선사업에 기부를 받았지만, 상업적 계약을 맺거나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블레어 전 총리 측은 궈원구이와 아부다비 왕가간 관계 형성에 대한 블레어 전 총리의 역할을 묻는 말에 답하지 않은 채 "블레어 전 총리가 비영리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을 접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당신 얘기가 틀렸다"고 강조했다.
궈원구이는 올초부터 트위터와 미국의소리(VOA) 등 매체를 통해 중국 지도부나 기업가의 부패 의혹을 폭로하고 있으며 중국 당국이 이에 맞서 궈원구이와 부패 관리들 간 연계 의혹을 제기하는 선전전을 공개적으로 전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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