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장 후보지 2곳 부적격 처분…육지서 반입 때 공사비 1천억 추가
(울릉=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경북 울릉군 주민 숙원인 울릉공항 건설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활주로를 만들기 위해 바다를 메울 돌이 크게 부족한 데다 그나마 겨우 구해놓은 2개 채석장 후보지도 부적격 처분을 받는 등 암초를 만났다.
더구나 부족한 돌을 육지에서 들여온다면 1천억원 이상 공사비 증가로 원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울릉군 사동리에 건설하는 울릉공항은 2022년 준공을 목표로 5천755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바다를 메워 만드는 국내 첫 해상 공항이다. 50인승 경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너비 30m, 길이 1천200m 활주로와 여객 터미널(연면적 3천500㎡)을 짓는다.
활주로를 만들려면 사동리 앞바다 23만6천여㎡를 메울 돌 350만㎥가 필요하다.
그러나 매립할 암석을 확보하려던 인근 가두봉 일대에는 쓸 수 있는 돌이 83만㎥로 전체의 1/4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울릉군은 부산지방항공청과 함께 섬 안에서 돌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북면 현포리와 서면 태하리를 채석장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환경부, 산림청 등과 협의에서 보전 산지와 어촌보안림이라는 이유로 지난달 중순 부적격 처분을 받았다.
이에 울릉군은 다시 북면 천부리 일대 등 채석 후보지 10여 곳에 다시 조사에 들어갔으나 돌 확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한다.
대부분 산지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섬 대부분이 법에 따라 각종 규제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후보지인 천부리 일대도 울릉도 일주도로가 있는 데다 주거지역이어서 채석장 선정에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돌 확보를 위해서는 채취 지역 선정, 시추 조사 등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내년 예정인 착공도 그만큼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섬에서 돌을 구하지 못하면 육지에서 들여와야 하는 데 이마저 운송비를 포함해 공사비가 1천억원 이상 추가로 들어가는 것이 고민거리다.
전체 사업비가 10%만 늘어나도 원점에서 다시 타당성 조사를 해야 하므로 공항 건설이 장기 표류하거나 아예 무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울릉 주민 걱정도 커지고 있다.
주민 이영호(45)씨는 "울릉 주민 생활 변화도 중요하나 우리 땅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영토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공항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곳은 주민과 환경단체와 협의해 최대한 돌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내년 착공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sh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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