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1차 지명을 받으며 프로의 세계에 화려하게 뛰어든 고교생은 그로부터 9년 만에 감격스러운 첫 승리를 올렸다.
좌완 투수 김태훈(27)은 2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 데뷔 후 46번째 등판 만에 따낸 첫 승이었다.
김태훈은 최고 143㎞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LG 타선을 잠재웠다.
선발 대결에서는 임시 선발인 김태훈보다는 LG의 에이스인 데이비드 허프에게 무게가 쏠렸으나 승자는 김태훈이었다.
외국인 투수 스콧 다이아몬드의 어깨 부상으로 5월 초부터 선발 기회를 잡은 김태훈은 앞서 3차례 선발 등판에서는 모두 5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이날은 달랐다. 김태훈은 3회까지 단 1안타를 허용하고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순항을 이어갔다.
4회 선두타자 김용의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병살타로 이닝을 끝냈다. 그 사이 타선은 솔로홈런 2방으로 리드를 안겼다.
5회가 가장 큰 위기였다. 김태훈은 1사 2, 3루의 동점 위기를 맞았으나 유강남을 삼진, 손주인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2-0으로 앞선 6회초 1사 후 김용의와 박용택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 3루가 되자 SK는 투수 교체를 했다.
김주한은 볼넷을 내줘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병살타로 이닝을 끝내 김태훈은 무실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김태훈은 구리 인창고를 졸업한 뒤 2009년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했다.
큰 기대를 받고 프로 세계에 뛰어들었으나 첫 승까지 가는 길은 멀고 험했다.
2010년 9월 17일 1군 데뷔전에서 LG를 상대로 구원 등판해 한 타자를 상대한 시작으로 45경기에서 54이닝을 던졌지만 단 1승도 얻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3차례 선발 등판에서 승리 요건 직전에서 돌아선 김태훈은 이날만큼은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며 첫 승리의 고지에 올라섰다.
팀의 3연패를 끊어내 더욱 값진 승리였다.
김태훈은 경기 후 "데뷔 9년 만에 첫 승이다. 돌고 돌아 어렵게 첫 승을 거뒀다. 지금까지 믿고 기다려준 구단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그리고 특히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오늘은 (이)재원이 형이 잘 리드해 준 덕분에 좋은 투구를 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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