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멤버 경기감각↑…'바르사 듀오' 공백 절실
A조 1위 놓쳐 C조 2위와 8강 진출권 다툼은 '부담'
(수원=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절반의 성공'
경기에 뛸 기회를 잡지 못했던 백업 자원들에게는 실점 감각을 익힐 수 있던 좋은 기회였지만 태극전사들의 무서운 상승세가 꺾인 것을 따지면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2승1패(승점 6)가 된 한국은 잉글랜드(2승1무·승점 7)에 밀려 A조 2위로 16강에 진출, 오는 30일 C조 2위와 8강 진출권을 놓고 결전에 나선다.
일찌감치 16강을 확정한 터라 신태용 감독은 팀 공격력의 핵심인 '바르사 듀오' 백승호(바르셀로나B)와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를 벤치에 앉히고 그동안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던 공격수 하승운(연세대)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줬다.
신태용 감독이 투톱 스트라이커를 가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감독은 기니와 1차전에서는 4-3-3 전술을,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서는 3-4-3 전술을 썼다. 두 경기 모두 이기면서 '전술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잉글랜드와 최종전을 앞둔 신 감독은 '주전급 휴식'과 더불어 '한 번도 안 해본 전술 가동'이라는 두 가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미 16강에 진출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최종전을 준비하기보다는 주전급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면서 백업 자원들의 경기 감각을 살려주겠다는 의도였다.
사실상 1.5군 전력을 선택한 신태용 감독은 비기기만해도 성공적이라는 의도로 잉글랜드를 상대했다.
이에 맞서는 잉글랜드 역시 벤치 멤버를 대거 기용하면서 한국과 비슷하게 '비겨도 된다'라는 생각으로 최종전에 나섰다.
두 팀 모두 역습을 무기로 삼아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고, 슈팅 숫자 역시 나란히 14개로 비등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결정력에서 앞선 잉글랜드가 후반 11분 결승골을 꽂으면서 승부의 추는 급격히 기울었다.
신태용 감독은 벤치에 있던 이승우와 백승호를 차례로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경기 분위기를 뒤집지 못하고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30일 예정된 16강전에서 C조 2위를 놓고 다투는 이란과 포르투갈 가운데 한 팀을 상대하게 됐다.
이란과는 역대 전적에서 7승2무5패로 앞서고 있지만, 포르투갈에는 3무4패로 이겨보지 못했다. 두 팀 모두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다.
신 감독이 잉글랜드전까지 주전급 선수를 모두 출전시켜 총력전을 펼쳐 승리했다면 C/D/E조 3위 팀과 16강전에서 맞붙을 뿐만 아니라 경기 날짜도 31일이어서 휴식기간이 충분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조 2위로 조별리그를 마치면서 한국은 조 1위를 했을 때보다 더 어려운 상대에 휴식 날짜도 하루 줄어드는 결과를 맞고 말았다.
결국 신 감독의 선택은 주전급들의 체력을 아끼고 백업 멤버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려주는 기회를 얻었지만 결과적으로 휴식시간도 줄고 강팀을 만나게 돼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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