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멜라니아·단정한 브리짓…멜라니아는 고가 의상 논란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휴양지 타오르미나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의 배우자 옷차림에도 눈길이 쏠렸다.
개막일인 26일, G7 정상들이 대테러 대응, 기후변화, 난민위기 등을 의제로 머리를 맞대는 동안 배우자들은 인근 도시 카타니아를 구경하고, 카타니아 시장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했다.
남편들과 마찬가지로 이번에 G7 정상회의 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46) 여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짓(64) 여사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은 25일에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처음으로 만난 바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어깨를 드러내고, 허리선을 강조한 흰색 원피스 위에 알록달록한 꽃무늬로 장식된 돌체&가바나 재킷을 입어 한껏 멋을 냈다. 손에는 재킷과 같은 계열의 꽃무늬 클러치를 들어 패션을 완성했다.
그가 입은 의상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가바나의 제품으로 판매가가 5만1천500달러(약 5천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칠리아의 문화에 영감을 받은 제품들을 선보이는 돌체&가바나의 이 꽃무늬 재킷은 강렬한 햇살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시칠리아 풍경과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선택이었다.
또, 극도의 화려함으로 대부분 수수한 차림을 한 다른 정상들의 배우자 사이에서 홀로 돋보이는 효과는 있었으나, 순방 길에 이런 고가의 의상을 입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을 피할 수는 없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케어' 도입으로 미국민 수 천만 명이 추가로 의료보장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생긴 와중에 영부인이 미국인의 1인당 평균 연간 소득과 맞먹는 옷을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는 자리에서 입은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25세 연상의 부인 브리짓 여사는 몸에 붙는 흰색 스키니 바지에 붉은 색 스웨터 차림에 높은 굽의 검정색신발을 신은 단순하면서도 발랄한 차림으로 등장해 대조를 이뤘다.
브리짓 여사는 이날 일정이 헬리콥터를 타고 타오르미나와 카타니아 사이에 위치한 에트나 화산을 둘러보는 등 관광 프로그램이 들어 있는 것을 감안해 옷차림을 선택한 것으로 관측된다. 멜라니아 여사는 에트나 화산을 보는 관광에 참여하지 않고, 개별적인 차편으로 카타니아에 따로 도착했다.
두 사람은 이날 저녁 타오르미나의 고대 그리스 시대 원형극장인 테아트로 안티코에서 열린 라 스칼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축하 공연에서도 사뭇 다른 패션을 선보였다.
멜라니아는 그리스 여신을 연상시키는 흐르는 듯한 은색 드레스로 우아함을 부각했고, 브리짓은 무릎까지 오는 흰색 치마 정장 투피스 차림으로 단정한 느낌을 강조했다.
이날 축하 공연에는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전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아 눈길을 끌었다.
한편, 멜라니아 여사와 브리짓 여사의 패션은 폐막일인 27일에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멜라니아 여사는 커다란 꽃 문양이 새겨진 하늘하늘한 소재의 원피스를 입고 여성미를 과시한 반면, 브리짓 여사는 청바지에 흰색 티셔츠의 캐주얼한 차림으로 행사장에 나타났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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