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지난해 12월 괴한의 습격을 받아 왼손가락 부위 신경을 다친 페트라 크비토바(27·체코)가 약 5개월 만에 코트에 복귀,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현재 세계 랭킹 16위인 크비토바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에 15번 시드를 받고 여자 단식에 출전, 이날 열린 1회전을 가볍게 통과했다.
1회전에서 줄리아 보세럽(86위·미국)을 2-0(6-3 6-2)으로 완파한 크비토바는 이번 대회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64강에 안착했다.
크비토바는 지난해 12월 체코 동부 프로스테요프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30대 남성의 습격을 받아 왼손가락 부위 신경을 다쳤다.
왼손잡이인 크비토바는 4시간 가까운 수술을 받고 이후 재활에 매달려 왔으며 이번 대회를 통해 복귀했다.
크비토바는 2011년과 2014년 윔블던 여자 단식을 제패한 선수로 2011년 세계 랭킹 2위까지 오른 바 있다.
크비토바는 사고를 당한 이후 약 3개월이 지나서야 라켓을 다시 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프랑스오픈 개막에 앞서 크비토바는 "이렇게 다시 복귀하는 날이 오리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다시 돌아오니 정말 행복하고 꿈만 같다"고 기뻐했다.
왼쪽 손가락 전부를 다친 것은 물론 신경까지 건드리는 바람에 코트 복귀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우려됐지만 그래도 예상보다는 일찍 코트로 돌아오게 됐다는 것이다.
크비토바는 "사고 이후 한동안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며 "밖에 나가서도 항상 주위에 낯선 사람이 없는지 경계를 하곤 했다"고 정신적인 충격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3월 말부터 라켓을 잡고 훈련을 시작한 그는 "아직 파워가 예전만 못하다"고 자평했다.
베서니 매틱샌즈(117위·미국)와 에브게니야 로디나(80위·러시아) 경기 승자와 2회전을 치르게 된 크비토바는 "내가 다시 코트로 돌아오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라며 "아직 살아있고 손가락도 그대로인 나는 이미 가장 큰 싸움에서 이긴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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