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에서 열린 국제 학술행사에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28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7일 중국 상하이국제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7 상하이포럼' 개막식에서 "기업은 재무적 가치(Financial Value)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도 창출해야 진정으로 사회와 공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12회째를 맞은 상하이포럼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중국 푸단대학과 함께 주최하는 국제학술포럼이다.
최 회장은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매년 이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27일부터 사흘간 상하이 푸단대 등에서 열리고 있다.
최 회장은 개막식에서 "서구는 물론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을 지속하기는 어렵다"며 "이제는 고도 성장기에 묻고 넘겨왔던 문제들을 치유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업의 관심사와 관련해 재무적 이슈에서 사회적 이슈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 역시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SK는 고용과 투자를 늘리고 비즈니스 파트너와 상생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기업들이 만든 사회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보상해주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 Social Progress Credit) 제도를 직접 소개했다. SK는 지난해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는 "SK는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라는 더블 바텀 라인(double bottom line)을 모두 반영해 기업의 성과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2014년 사회적 기업 전문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기업'을 펴낼 정도로 평소 관련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KAIST(카이스트)에 '사회적 기업가 MBA'를 최초로 개설하는 등 사회적 기업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적 기업인 행복나래도 SK가 설립을 지원했다.
SK는 행복나래, 행복도시락 등 직접 운영 중인 13개 사회적 기업을 통해 총 2천500여명의 직접 고용을 창출했다. 외부 사회적 기업에는 사회성과인센티브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고 있다.
한편, '아시아와 세계: 새로운 동력, 새로운 구조, 새로운 질서'를 주제로 한 올해 상하이포럼에는 2010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영국 런던 정경대 교수, 압둘라 귤 전 터키 대통령, 죄르지 머톨치 헝가리 중앙은행 총재, 테미르 사리예프 전 키르기스스탄 총리, 염재호 고려대 총장 등 각국 인사 1천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상하이포럼 참석에 앞서 베이징을 방문, SK차이나 제리 우 신임대표를 만나는 등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4월 선임된 우 대표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골드만 삭스에서 근무한 금융전문가다.
최 회장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내 SK그룹 계열사들의 분위기를 살펴보고 해법 마련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출국금지 조치가 풀린 최 회장은 8개월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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