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이어 1년여 만에 시험발사 공개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북한이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지대공 유도미사일 'KN-06'(번개 5호)의 성능개량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참관 아래 '신형 반항공 요격 유도무기체계의 시험사격'에 성공했다며 사진들을 공개했다.
사진 속 무기체계는 북한의 지대공 유도미사일 KN-06과 모습이 같았다. KN-06은 북한 영공을 침입하는 비행체를 공중 요격하는 방공 무기체계로,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린다.
북한은 지난 27일 KN-06 시험발사를 했고 한미 군 당국도 이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포착하는 대로 공개하지만, 지대공 미사일 발사는 통상적인 훈련으로 보고 일일이 공개하지 않는다.
노동신문이 이날 게재한 사진 속 KN-06은 이동식 발사대에서 '콜드 런치'(Cold Launch·냉발사) 방식으로 수직 발사된 다음, 일정 높이에서 점화돼 목표물을 향해 비행했다.
이동식 발사대가 2대 이상인 점으로 미뤄 북한이 KN-06을 여러 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KN-06의 요격으로 목표물이 공중에서 화염을 일으키며 폭발한 장면을 담은 사진도 노동신문에 실렸다.
북한은 작년 4월 2일에도 KN-06 시험발사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에도 KN-06은 콜드 런치와 공중 요격 등의 성능을 보여줬다.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참관 아래 진행한 KN-06 시험발사를 1년여 만에 또 공개한 것은 성능개량 면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이번 시험발사가 "우리 당의 군사전략사상에 맞게 작전 배치된 신형 반항공 요격 유도무기체계의 전투적 성능과 믿음성을 검증하고 보다 현대화, 정밀화하기 위한 데 목적을 뒀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KN-06 성능개량에 힘을 쏟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우리 군의 킬체인에 대한 대응이라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해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킬체인은 고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HUAV)와 공대지 유도탄, 합동직격탄(JDAM), 레이저 유도폭탄을 탑재한 전투기 등 북한보다 우세한 공중전력을 토대로 한다.
작년 말에는 공군 F-15K 전투기에 사거리 500㎞ 이상의 장거리 공대지 유도미사일 '타우러스'를 장착해 북한 전역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 때문에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에 주력함과 동시에 낙후한 방공시스템을 발전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방공 무기체계로는 KN-06 외에도 지대공 미사일 SA-2, SA-3, SA-5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KN-06은 가장 위협적인 무기로 꼽힌다.
KN-06은 2010년 10월 북한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고 여러 차례 시험발사를 거쳐 실전 배치됐다.
러시아의 S-300과 중국의 FT-2000을 북한식으로 개발한 것으로 보이는 KN-06은 S-300과 성능이 유사할 경우 사거리가 최대 15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올해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에서도 KN-06을 선보였다.
군 관계자는 "한미 양국 군 정보당국은 KN-06을 비롯한 북한군 무기체계 개발 동향을 정밀 감시·분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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