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2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가 쿠란(이슬람 경전)을 믿는 척하면서 실제론 이를 어기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라마단(이슬람의 금식 성월) 첫날을 맞아 고위 공직자와 성직자를 초청해 "사우디의 지배자(알사우드 왕가)는 쿠란을 믿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쿠란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불행히도 현재 이슬람 사회는 사우디 정부와 같은 무능한 이들의 손에 운명이 좌우된다"며 "그들(사우디 왕가)은 이단자(서방)와 가깝게 지내면서 국민의 삶에 써야 할 돈을 마치 젖소처럼 적들에게 갖다 바친다"고 비판했다.
앞서 사우디는 이달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방문에 맞춰 미 정부와 1천100억 달러 규모의 무기 구매 계약을 맺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리야드에서 열린 수니파 이슬람권 지도자 회의에서 이란이 테러조직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한다면서 고립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이날 언급은 사우디와 미국의 밀착을 경계하는 동시에 19일 대선에서 압승해 연임에 성공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대외 개방 정책에도 '가이드라인'을 긋는 의미로 해석된다.
로하니 대통령은 당선 뒤 기자회견에서 사우디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걸프 지역 아랍국가와도 우호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