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민·양창덕 교수팀, 고분자 결합 신소재·금속전극 마찰시켜 전기 생산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출력을 20배 높인 마찰전기 발전기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신소재공학부 백정민 교수팀이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양창덕 교수팀과 공동으로 고분자 두 종류를 결합한 신소재와 금속 전극을 마찰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고효율 마찰전기 발전기를 개발해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발표했다.
마찰전기 발전기는 두 물체가 스칠 때 만들어지는 전하 불균형을 이용해 전기를 만든다.
서로 다른 물체가 접촉하면 각 물체에 있는 음전하와 양전하가 이동하기 때문에 두 물체가 분리될 때 각 물체에 전하 불균형이 생긴다.
이런 전하 불균형 때문에 전자가 이동하는 것을 전류라고 한다. 마찰전기 발전기는 이 전류를 수확하는 장치다.
연구팀에 따르면 마찰전기 발전기는 양전하를 모으는 '금속 전극'과 음전하를 모으는 '고분자 유전체'로 이뤄진다.
백정민·양창덕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유전체로 쓰이는 고분자 특성을 변화시켜 전기 출력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찾았다.
연구진은 우선 PVDF(polyvinylidend difluoride)라는 고분자를 기본 물질로 사용했다. PVDF는 눌렀을 때 양전하(+)와 음전하(-)가 양쪽으로 배열되는 전기적 성질인 유전성이 강한 고분자 물질이다.
이런 특징 덕분에 기존에 센서와 배터리 장치에 활용돼 왔다.
양 교수는 "유전성이 강해 분극이 잘 이뤄지는 PVDF의 유전 상수는 8.6"이라며 "유전 상수가 더 커지면 전기 출력을 더 크게 낼 거라 판단해 다른 고분자를 붙이는 방법을 썼다"고 설명했다.
유전 상수는 물체가 전기를 띠면 양전하와 음전하로 나눠지는데, 이 상태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따지는 척도다. 유전 상수가 높으면 전기적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 크다.
연구진은 PVDF에 또 다른 고분자인 PtBA(poly(tert-butyl acrylate))를 붙여 새로운 고분자를 만들었다. 이 물질의 유전 상수는 16.5까지 증가했다.
이 소재를 마찰전기 발전기에 적용한 PVDF 기반 마찰전기 발전기가 기존 PVDF 기반 마찰전기 발전기보다 20배 높은 출력 특성을 보인 것이다 .
백 교수는 29일 "유전 상수 조절로 출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줘 향후 대전체(전기를 띠는 물체) 연구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나무나 건물 같은 고정된 사물부터 자동차 등 움직이는 사물까지 다양한 에너지원을 이용해 스마트 기기를 충전하는 기술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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