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직업능력개발원 '남녀 근로자 모두 위협하는 직장 성희롱 실태' 보고서
(세종=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 남녀 근로자 30%는 최근 6개월간 주 1회 이상 성희롱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서유정 부연구위원과 이진솔 연구원이 작성한 '남녀 근로자 모두 위협하는 직장 성희롱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15개 산업분야 근로자 중 29.0%가 지난 6개월간 주 1회 이상 성희롱을 경험했다.
한국표준산업분류의 21개 대분류 중 15개 산업을 선별해 산업당 200명씩 총 3천명(남자 57.8%·여자 42.2%)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성별로 피해자를 보면 여성은 34.4%, 남성은 25.0%였다.
근로자 1명이 6개월간 평균적으로 경험한 성희롱 횟수는 6.36회였다. 남자는 6.79회, 여자는 5.79회였다.
남자가 여자보다 직접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되고 있었다.
직장 성희롱의 전체 평균 피해자 비율은 조작적 피해자 29.0%, 주관적 피해자 8.9%에 각각 이르렀다.
조작적 피해자는 최근 6개월간 13개의 성희롱 행위 중 1건 이상을 경험하고 수치심을 느낀 경우이다.
주관적 피해자는 스스로 판단했을 때 1회 이상의 성희롱 피해를 본 경우다.
여성의 경우 조작적 피해자 비율은 34.4%, 주관적 피해자 비율은 11.6%였다. 남성의 조작적 피해자는 25.0%, 주관적 피해자는 6.9%였다.
이 같은 조사결과가 나온 것은 남녀 모두 직장 성희롱을 경험하면서도 스스로 피해자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라고 분석됐다.
남성 성희롱 조작적 피해자 비율이 가장 높은 산업은 금융·보험업(34.1%)이었다. 이어 예술 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33.3%), 숙박· 음식점업(30.8%) 등 순이다.
주관적 남성 피해자 비율이 높은 산업은 부동산·임대업(11.4%), 예술 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11.1%), 건설업(8.6%)이다.
조작적 여성 성희롱 피해자 비율이 가장 높은 산업은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50.0%)이었다. 제조업(43.5%), 부동산·임대업(42.3%) 등이 뒤를 이었다.
주관적 여성 피해자 비율이 높은 산업은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21.1%), 부동산·임대업(18.5%), 출판·영상·방송통신·서비스업(18.5%)이었다.
직장 성희롱의 주요 가해자는 간부·임원(34.6%)이었고, 직속 상사(28.4%)도 많았다.
선임 직원(14.8%), 원청 직원(9.0%), 고객(7.0%), 후임 직원(4.4%), 같은 직급 근로자(2.0%) 등 순이다.
주요 가해자의 성별을 보면 남성(남성 피해자 86.4%·여성 피해자 78.0%)이 대부분이었다.
서유정 부연구위원은 "그간 남자의 직장 성희롱 실태는 사각지대에 놓였지만, 남녀 모두 성희롱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가해자도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남녀 모두를 성희롱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성희롱 예방 대책과 정책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chun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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