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에 있다보니 왼쪽은 모두 좌파로 보는 아집 경이롭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정아란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지사와 바른정당이 보수 진영의 주도권 경쟁을 놓고 거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당 모두 대선 패배 후 당 체제 정비를 위한 지도부 선출작업을 진행하면서 보수의 적통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와중에 홍 전 지사의 '바른정당 위성정당' 발언을 둘러싸고 치열한 설전이 오간 것이다.
그동안 바른정당을 '강남좌파'라고 비판해온 홍 전 지사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가 우파 궤멸작전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바른정당을 위성정당으로 만들어 우파를 분열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2011년 자신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지금은 바른정당에 소속된 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당시 최고위원이 당권 장악을 목표로 자신을 흔들고 당 대표에서 물러나게 했다고 비판했다.
홍 전 지사는 29일 페이스북 글에서도 "(문재인 정부는) 바른정당을 내년 지방선거까지 위성정당으로 존치시키면서 우파 분열로 지방선거를 치르고, 효용가치가 없어지면 바른정당 일부 인사는 흡수하지만 가치가 없는 인사는 버린다"고 적었다.
이어 바른정당을 지목해 "얼치기 강남좌파들이 한국당에서 떨어져 나간 것은 한국당으로선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들이 건전보수를 가장하고 국민을 현혹하는 일은 우리가 선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바른정당은 '자기 편의적 아집', '망언'이라고 발끈했다.
김세연 사무총장은 의원전체회의에서 "괴짜 정치인의 근거 없는 발언이라고 해도 어이가 없고 기가 차다"며 "극우에 서 있다 보니 자기보다 더 왼쪽에 있으면 모두 좌파가 되는 자기 편의적 아집이 경이롭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세탁기, 설거지, 돼지 발정제, 영감탱이 등 정치인 입에서 나온 허언의 가벼움이 망언으로 변질된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며 "한국당은 건축물로 비유하면 재난위험시설 2등급이다. 신속한 해체작업에 들어가라"고 촉구했다.
정병국 전 대표도 "보수의 (대선) 참패는 분열이 아니라 부패한 세력, 보수를 표방한 가짜 보수가 아직까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황영철 의원은 "잘못된 프레임으로 바른정당을 욕되게 하고 있다는데, 더이상 그런 언행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어떻게든 바른정당에 잘못된 이미지를 덧씌워 국민으로부터 우리를 이간질하려는 데 다시 한 번 준엄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