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소스코드 훔쳐 '짝퉁' 제작·판매한 일당 덜미

입력 2017-05-29 12:00   수정 2017-05-29 18:51

프로그램 소스코드 훔쳐 '짝퉁' 제작·판매한 일당 덜미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소프트웨어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코드를 훔쳐 똑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남의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훔쳐 이름만 바꾼 '짝퉁' 프로그램을 제작·판매한 혐의(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의료용 소프트웨어 업체 A사 대표 이모(40)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회사 임원 최모(40)씨와 직원 송모(31)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이씨 등은 2014년 5월 경북 의성의 한 병원에서 프로그램 설치 작업 중이던 피해업체 B사 대표를 저녁식사를 핑계로 불러내고는 B사 대표가 두고 나온 노트북에 있던 B사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등은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이 제대로 구동되지 않자 성능이 검증된 B사의 프로그램에 들어간 소스코드를 구매하려고 했지만 3억원에 달하는 비용 때문에 소스코드를 빼돌리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 등은 B사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토대로 이름만 바꾼 자사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어 전국 병·의원 100여곳에 판매하고 유지·보수 비용으로 약 10억원을 챙겼다.

하지만 B사 소스코드에 삽입된 무단복제 방지용 유효기간 코드가 2월2일부터 자동 실행되면서 범행이 들통났다.

B사는 유효기간 코드가 실행되면 프로그램이 작동되지 않고 원 개발자의 연락처가 적힌 팝업창이 뜨도록 설정해뒀는데, A사는 이 코드까지 그대로 자신들의 짝퉁 프로그램에 넣은 것이다.

A사 프로그램을 구매했던 병·의원들이 팝업창 연락처를 보고 A사가 아닌 B사로 연락해오자 B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사가 훔친 소스코드로 만든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병·의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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