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공직자들 반성 진정성 없어…정책 표지만 바꿔"(종합)

입력 2017-05-29 12:19   수정 2017-05-2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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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공직자들 반성 진정성 없어…정책 표지만 바꿔"(종합)

"유리한 공약 뻥튀기, 불리한 공약은 줄여…대통령 공약 베껴와"

"공직자들, 촛불민심 받드는데 제대로 공감못해"…'군기잡기'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이슬기 기자 = 문재인 정부에서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김진표 위원장은 29일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관료들이 제대로 느끼거나 공감하지 못한 측면이 많다"며 "촛불민심을 받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데, 공직자들이 이 점에 대해 우리와 감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통의동 국정기획위 사무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느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선 개혁과제 안착을 위한 '부처 군기 잡기'의 본격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새 정부의 기조인 좋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성장·고용·분배의 '골든 트라이앵글(황금삼각형)'에 대해서도 관료들의 이해도가 국정기획위 자문위원들보다 낮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기반성을 토대로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바꾸려는 진정성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며 "대통령 공약을 베껴오거나, 대체로 기존 정책의 길만 바꾸는 '표지 갈이' 같은 모습이 많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조직 이기주의가 아직 남아 있다. 부처에 유리한 공약은 뻥튀기하고, 불리한 공약은 애써 줄이려고 하는 것이 눈에 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자문위원이나 전문위원을 향해서도 "대관소찰(大觀小察·크게 보고 작게 살피는 것)할 필요가 있다"며 "큰 틀에서 봐야 하지만 재원조달도 살펴봐야 하고 기존 정책과 충돌도 막아야 한다. 꼼꼼하게 나무 한 그루를 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정 전반을 균형 있게 추진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무엇보다 새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경륜을 보여달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처럼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일정과 관련해 "30일 예정된 공공부문 일자리 부처간 합동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4차 산업혁명 등을 주제로 합동 회의를 계속하겠다"며 "남은 한 달 동안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주마가편(走馬加鞭·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의 심정으로 업무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국정기획위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적극적으로 공약을 해석하고 이행방안을 마련하는 부처가 있었던 반면, 소극적으로 임한 부처도 있었다"며 "분과위원장들의 평가가 대체로 일치했다"고 전했다.

그는 "소극적인 부처에 대해서는 과제별로 다시 보고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박 대변인은 "(소극적인 부처의) 공직자들을 탓하려는 것이 아니다. 새 정부 기조에 바로 맞춰 정책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의도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간 정책을 추진해온 관성 때문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보고 자료 유출' 사태의 여파로 업무보고가 취소됐던 국민안전처에 대해서는 "(이후 업무보고를)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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