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필리핀 정부군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의 교전이 격화하면서 인접국들이 국경에 병력을 배치하는 등 안보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2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7일 성명을 통해 "국경 경계를 대폭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말레이시아군은 사바주(州)에 순찰선 두 척을 추가 투입하고, 신속대응군을 파견하는 등 더 많은 자산을 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르네오섬 말레이시아령 사바주 동부 해안과 민다나오 섬은 쾌속선으로 수 시간 거리에 불과해 평소에도 밀입국이 잦은 지역이다.
말레이시아군은 필리핀 정부군에 밀린 무장반군이 국경을 뚫고 진입할 가능성에 대비해 사바주 동부 해안 중심도시인 라하드 다투에 보병중대를 추가배치하기도 했다.
역시 필리핀 남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경계 수준을 대폭 상향했다.
위란토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은 28일 기자들을 만나 "IS의 잔당이 필리핀에서 인도네시아로 도망칠 가능성이 우려된다"면서 국경 주변 지역 순찰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가톳 누르만티오 인도네시아군 최고사령관은 "이미 군은 북말루쿠에서 술라웨시에 이르기까지 해안 전역을 순찰하고 있으며, 취약 지역에는 병력이 배치됐다"면서 "반군이 침입할 여지를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IS를 추종하는 필리핀 무장 반군 '마우테'는 지난 23일 필리핀 민다나오섬 마라위시(市)에 침입해 주요 시설물을 태우고 점거했다.
반군 대원들 사이에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인근 동남아 국가 출신 IS 추종자들도 섞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한 뒤 정부군을 투입해 6일째 소탕전을 벌이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이 과정에서 최소 9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반군에게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 16명과 정부군 15명, 반군 대원 61명 등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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