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협치의 시대 열자" 호소…당내선 "지도부가 野설득해야"
'대통령 사과' 온도차…김태년 "필요하면", 전해철 "무리"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위장전입 논란에서 비롯된 인사청문회 대립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
애초 여야는 6월 임시국회 첫날인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합의했지만, 무산될 경우 인준 문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감지된다.
야당을 향해 "정략적인 태도"라고 비판하던 추미애 대표도 발언 수위를 조절하며 야권에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추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하루라도 빨리 국정 공백을 메우고 국정을 정상화하라는 것이 국민의 한결같은 목소리인 만큼, 오늘 여야 간에 전격적 합의가 이뤄지길 다시 한 번 국민과 함께 기대하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총리 인준안(처리)은 지난 수개월 이어온 촛불과 탄핵의 대장정을 마감하고 새로운 협치의 시대를 여는 첫 실마리"라고 강조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정략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야권을 강도 높게 비판하던 것에서 '톤 다운'된 언급이다.
이는 추 대표의 '압박' 발언에 당내에서 곤혹스러운 반응이 감지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여소야대 국회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려면 압박보다는 설득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중진 의원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야당 지도부를 따로 만나 설득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물밑에서의 작업이 필요하다"고 당 지도부에 촉구했다.
다른 의원도 "야당 협조 없이는 인사 처리가 어렵다. 이 후보자를 인준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고는 하지만, 그것까지 감안해서도 야당에 협조를 솔직히 부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인사청문 심사보고서 채택이나 본회의 인준 표결은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민주당은 국정공백 최소화를 위해 야당이 인사 문제에 협조해달라고 거듭 호소하고 나섰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주재한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총리 인사청문회가 협치의 첫 번째 시험대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나서서 진솔하게 사과하고 고충도 털어놨다. 야당의 담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김영주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이 인사청문 대상자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아무 문제 없다는 듯 넘어가겠다는 것이 아니다. 더는 국정 공백이 계속되지 않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야당이 '5대 인사원칙'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 여권 내부에서는 일부 이견도 감지됐다.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에서 야당의 문 대통령 직접 사과 요구에 대해 "조금 무리하지 않느냐 싶다"며 "청와대에서도 비서실장이 사과했기 때문에 사과의 진정성은 받아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 의원은 "5대 인사원칙만을 발표하고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 보니 적용하는 데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면서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김태년 의원은 "필요하다면 대통령께서도 관련된 입장을 말씀하실 수는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 역시 5대 원칙과 관련해 "큰 원칙에 있어서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세부 항목에서의 합당한 기준에 대한 논의와 결정은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인사검증 기준을 마련하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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