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민원 대책 마련 어려워…지자체 '골머리'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여름철 들어서면서 인천지역 지자체들이 악취 민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에는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서창동 물빛공원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해결해달라는 민원성 글이 빗발쳤다.
'냄새가 역해서 지나다니기가 힘들다', '물빛공원…시궁창 공원이라 부르자', '물빛공원을 주민이 가고 싶은 공원으로 만들어주세요' 등 100여 개에 이른다.
2013년 12월 남동구 서창동에 조성된 4천500㎡ 규모의 물빛공원은 총면적의 20%가량이 바닷물이 드나드는 지역인 '갯골'로 이뤄져 있다.
주민들은 악취 원인으로 갯골 내 '펄'을 지목하고 모두 제거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남동구는 악취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는데 무작정 예산을 들여 펄을 제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30일 "물빛공원을 수차례 가봤는데 펄 냄새 외에 악취는 체감할 수 없었다"며 "인근에는 장수천과 소래습지 공원도 있어 공원 갯골을 악취 발생지로 단정할 수 없다. 우선 해당 지역에 악취 저감 물질을 살포하고 원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악취 민원은 화학 공장이 몰린 서구, 주물공장이 많은 동구, 갯벌과 사료·목재공장이 있는 중구에도 빗발친다.
인천지역 악취 민원은 2010년 520건에서 매년 증감을 반복하다가 2014년 2천469건으로 대폭 늘었다.
2015년에는 2천100건으로 감소했다가 2016년 2천789건으로 늘어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 민원이 711건으로 전체 민원(2천789건)의 25%에 달했다. 이 가운데 441건은 화학 공장이 몰린 서구에 집중됐다.
악취의 원인과 발생지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은 냄새가 바람과 기온 등 기후조건에 따라 이동하거나 사라지는 특성 때문이다.
이런 탓에 지방자치단체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민피해로 민원은 이어지고 있지만, 원인을 알 수 없어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기도 어렵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은 현행 악취조사방법이 부족하다고 보고 개선연구에 나서고 있다. 연구원은 실효성 여부에 따라 개선된 악취조사방법을 확대할 방침이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그동안 악취는 발생지역 한 지점에서 공기를 채취해 분석하는 '공기희석관능법'으로 조사했지만, 악취가 금세 사라지거나 이동하는 탓에 한계가 있었다"며 "악취 발생지역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악취를 측정하는 '격자망법'을 올해 도입해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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