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달 1일 국정기획위 업무보고…가계부채 주목

한은, 내달 1일 국정기획위 업무보고…가계부채 주목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을 고심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현황에 대한 업무보고에 나선다.

한국은행은 다음 달 1일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업무보고를 할 예정이다.

한은은 정부 부처는 아니지만,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등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보고기관에 포함됐다.

한은 업무보고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현안은 가계부채다.

업무보고에는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한 한국은행의 평가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 다음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논의하자"고 지시할 정도로 가계부채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한은의 가계신용 통계를 보면 지난 3월 말 현재 1천359조7천억 원(잠정치)으로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1분기에만 17조1천억 원 늘었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등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증가세는 기대만큼 둔화하지 않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25일 "현재로썬 가계부채가 꺾였다고 확언하기에는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금융시장에서는 정부가 과거보다 강도 높은 가계부채 대책을 놓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부동산 규제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가계의 부채 증가속도가 소득 증가속도보다 지나치게 빠르면 민간소비를 제약한다"며 가계부채 대책으로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4월 LTV와 DTI 규제를 다시 환원하는 등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2014년 8월 LTV와 DTI 규제를 완화했고 이 조치는 가계부채 증가를 부채질한 것으로 평가된다.

LTV와 DTI 완화조치는 그동안 두 차례 연장됐고 오는 7월 말 효력이 끝난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LTV와 DTI 규제를 강화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부동산 규제 조치를 환원할 경우 자칫 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LTV와 DTI 조치를 현 상태로 유지하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에 속도를 낼 개연성도 있다.

DSR는 연간 소득과 비교해 원리금(원금과 이자) 상환액의 비율을 가리킨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DSR를 도입해 대출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모든 금융권에 DSR가 조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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