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6월 1일부터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가운데 6개 보가 상시 개방된다. 정부는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5개 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오는 1일 오후 2시부터 강정고령보ㆍ달성보ㆍ합천창녕보ㆍ창녕함안보 등 낙동강의 4개 보와 금강의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를 상시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하절기를 앞두고 녹조 발생 우려가 큰 이들 6개 보의 상시 개방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당시 청와대 발표내용대로 이들 6개 보는 취수와 농업용수 이용 등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까지 수문이 개방된다. 정부는 통합물관리 상황반을 설치해 지난 1주일 동안 개방 대상 보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이는 한편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개방 수준을 결정했다고 한다.
정부는 다음 달 농업용수 이용에 지장이 없는 수위(1단계)까지 6개 보의 수문을 개방한다. 모내기 철이라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며, 이후 농업용수 사용이 끝나는 때가 되면 수위를 2단계로 낮추는 방안을 추가 검토키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중에는 6개 보의 수위가 0.2~1.25m 낮아진다. 수질 오염을 줄인다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충분한 수준은 아닐 것이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이 정도로 수질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비판하면서 "4대강 전체 보 개방 등 더 적극적인 조치를 내야 한다"고 주문하고 나섰다.
이번에 개방 대상이 된 6개 보는 여름철 녹조 발생이 심하고, 체류시간이 길며, 물을 빼도 수자원 이용에 영향이 없다고 분류된 경우다. 개방 대상에서 제외된 10개 보의 경우, 정부는 다양한 조사를 거쳐 개방 수준과 방법을 단계별로 확정키로 했다. 농업용수와 생태계, 수질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철저하게 이뤄지는 게 선결 요건일 것이다. 이들 보가 건설된 지 이미 5년이란 세월이 지난 만큼 환경변화도 적지 않게 일어났기 때문에 생태계 복원 작업도 종합적이고 치밀하게 진행돼야 한다. 생태계를 복원하는 작업은 매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기 때문에 조급증을 내는 건 금물이다.
1단계 보 개방 조치가 '녹조 라테'라는 별칭까지 얻은 4대강 수질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마도 이 정도 개방으로는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 어려울 공산이 크다. 그렇다고 용수 공급과 가뭄대비 등 현실적인 문제를 도외시하고 이상에만 치우친 조처를 할 수는 없다. 당장 경기 남부와 충남 서부지역은 가뭄이 심각한 상태다. 그나마 이 지역은 2년 전 극심한 가뭄으로 금강 백제보와 보령댐을 연결하는 도수로가 가동되고 있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나머지 지역은 보에 저장한 물을 활용하는 수단이 제한돼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가뭄을 걱정할 시기에 무작정 물을 흘려보내는 건 무책임하다. 따라서 현재로써는 보 수문 개방문제를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방식으로 다루는 게 옳다. 생태계 복원과 수질개선이라는 최종 목적지를 놓치지만 않는다면 이제부터는 판단 착오나 정책실패를 최대한 줄여가며 일을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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