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 산하 인사청문회 개선 소위 설치에 의견 접근
野에선 '검증 강도 낮출라' 부정적 시각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홍지인 기자 = 여야가 29일 인사 검증 기준 마련에 뜻을 모으면서 그간 꾸준히 제기돼 온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이 이번엔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여야 4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회동에서 국무위원 등 인사청문 대상자에 대한 세부적인 검증 기준을 마련하자는 데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국회 운영위원회 산하에 인사청문 제도 개선 소위를 설치해 논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인사청문회 제도는 김대중 정부 당시인 2000년 처음 도입돼 2003년 국가정보원장·검찰총장·국세청장·경찰청장 등 4대 권력기관장을 청문 대상에 포함하도록 개정됐고, 2005년에는 청문 대상을 국무위원 후보자 전원으로 확대한 뒤 큰 틀에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제도가 도입된 후 지금까지 17년 동안 상당수 인사청문회 대상자가 검증의 벽을 넘지 못하고 낙마했지만, 명시적으로 통과와 낙마에 대한 기준이 없다 보니 후보자들의 운명이 그때그때 청문회 상황에 따라 '복불복'으로 결정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금 문제가 되는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위장전입 사례도 실정법 위반임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동안 여론의 주된 손가락질을 받아왔던 부동산 투기 목적의 위장전입과는 거리가 다소 멀다는 점에서 야당 내부에서도 찬반양론이 펼쳐지는 상황이다.
이날 국회를 찾은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인사청문 대상이 전 국무위원으로 확대된 2005년 7월 이후 위장전입 관련자는 앞으로 국무위원 후보자에서 배제하고, 그 이전이라도 부동산 투기 목적이라면 허용하지 않겠다는 기준을 제시하면서 논의가 구체화하고 있다.
여당은 청와대의 인선 기준 제시를 환영하면서 이를 계기로 앞으로 인사 검증 기준에 대한 국회 내 논의가 더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야당 내에서 청와대의 '인선 새 원칙' 제시에 대해 긍정적 방향의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공세적 위치에 처한 자유한국당 측은 인사청문 대상자에 대한 세부 검증 기준 마련이 자칫 검증의 강도를 낮출 수도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선동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 인사 검증 기준을 완화하는 문제라서 우리 야당 입장에서는 그렇게 달가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여야가 모두 합의하는 기준이 마련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당의 한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인선 기준은 임명권자가 마련해야 하는 것"이라며 "논의는 가능하겠지만, 국회 차원에서 인사 검증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 현실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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