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다음 달 19일 개시가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과 관련해 EU의 공격적 태도에 맞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확실히 밝혔다.
메이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브렉시트 협상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제대로 된 협상을 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을 것이지만 나는 나쁜 합의보다는 아예 합의를 하지 않는 게 낫다는 점을 계속 말해왔다"며 "(협상이 만족스럽지 않을시) 협상장을 박차고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오는 30일 웨스트미들랜즈에서 예정된 유세연설에서도 브렉시트 협상에 임하는 강한 리더십을 강조하며 이런 입장을 되풀이할 방침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EU가 공격적인 협상 태도를 취하고 있어 강한 리더십만이 영국을 대신해 이에 맞대응할 수 있다"고 말할 계획이다.
아울러 "만약 우리가 향후 5년을 성공적으로 헤쳐나가지 못한다면 경제적 번영은 타격을 입을 것이고, 일자리와 사람들의 생계는 위험에 처할 것이다"라며 EU를 향한 경고의 말도 덧붙일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 달 조기총선에서 맞붙는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를 겨냥해 "코빈은 이런 리더십을 제공할 위치에 있지 못하다"며 "그는 브렉시트를 이끌어갈 계획도 없고, 영국의 국경통제권과 사법권을 EU에 되돌려주겠다고 인정한 바 있다"고 비판할 예정이라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메이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영국의 최대 현안인 브렉시트를 지렛대 삼아 다음 달 8일 치러지는 조기총선의 승기를 잡아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메이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 보수당은 2주전만해도 경쟁당인 노동당을 상대로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보수당이 지난 18일 총선공약집에 노인 대상 '사회적 돌봄' 지원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담아 거센 반발을 받으면서 지지율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22일 발생한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에 대한 메이 총리의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보수당과 노동당의 지지율 격차는 현재 한 자릿수로 좁혀지고 있는 상태다.
영국 더 타임스가 최근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라도 보수당과 노동당은 각각 43%, 37%의 지지율을 얻어 격차가 6%p에 불과하다.
코빈 노동당 대표는 메이 총리가 언급한 노딜 가능성에 대해 "브렉시트에 관한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