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양귀비꽃' 피는 4∼7월…마약 사범 덩달아 '급증'

입력 2017-05-30 10:39  

고운 '양귀비꽃' 피는 4∼7월…마약 사범 덩달아 '급증'

경찰 "잎과 줄기만 보고는 식별 어려워…꽃을 봐야 가능"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꽃 피는 계절이 되자 양귀비를 재배한 마약 사범들이 줄줄이 적발됐다.

경찰은 양귀비 밀경작을 뿌리 뽑기 위해 양귀비가 꽃을 피우는 매년 4∼7월을 '양귀비·대마 특별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단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북 익산에 거주하는 김모(60)씨는 29일 마약류인 양귀비를 재배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그가 지난 4월부터 2달 동안 집 마당에서 키우던 양귀비 456주는 순찰을 하던 경찰관의 시야에 포착됐다.

김씨는 "마당으로 날아온 씨앗이 꽃을 피웠는데 예뻐서 가꾸기 시작했다"고 둘러댔지만, 법망을 피해가지 못했다.

앞서 군산시 회현면 자신의 집 텃밭에서 양귀비를 재배하던 임모(67·여)씨도 경찰서 문턱을 넘었다.

임씨는 지난 2월부터 4개월 동안 양귀비 64주를 키우다 경찰에 걸렸다.

그는 "양귀비가 통증 완화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 꽃잎을 끓여 차처럼 마시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유도 갖가지지만 마약류인 양귀비 재배는 엄연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경찰에 따르면 전북 지역에서 양귀비를 재배하다 적발된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에는 마약 사범 8명 중 5명이 양귀비 재배 사범이었고 2016년에는 10명 중 5명이었다.

2017년 5월 23일 현재 9명 중 9명 모두가 양귀비를 은밀히 경작했다.





대부분의 양귀비 사범은 양귀비가 꽃을 피우는 4월 말부터 7월 사이에 급증한다.

1년생 식물인 양귀비는 꽃이 피기 전에 잎과 줄기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베테랑이 아니고서야 단속 경찰도 양귀비의 꽃을 확인해야만 단속에 나설 수 있을 정도다.

양귀비꽃은 당나라 현종의 마음을 사로잡아 권세를 누린 '양귀비'에 견줄 만큼 아름답기로 유명해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경찰이 매년 4∼7월을 양귀비·대마 특별단속 기간으로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단속 기간 중 최근 3년 새 전국에서 2천386명의 양귀비 사범이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매년 단속 기간에 붙잡힌 양귀비 사범을 한 해 단속 인원으로 봐도 될 정도"라며 "양귀비 재배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지속해서 알리고 단속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d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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