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정부 부처 중 여성에 대한 '유리 천장'이 두꺼운 곳으로 꼽혀온 국토교통부에 여성 정치인이 장관 후보로 내정됨에 따라 국토부 문화와 정책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30일 신임 국토부 장관 후보로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국토부 소속 과장급 이상 공무원은 226명으로, 이중 여성은 8명(3.5%)밖에 없다.
고위공무원은 2011년 기술안전정책관으로 승진해 현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재직 중인 김진숙 국장이 유일하다.
과장급은 본부 소속 4명을 포함해 7명밖에 없다.
본부 여성 과장 중 김정희 국제항공과장을 제외한 3명은 기획조정실 소속이다.
국토부의 업무는 통상 택지개발이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등 대형 토목 공사를 뜻하는 '삽'과 항공·철도·도로 등 교통정책을 뜻하는 '바퀴'로 대변된다.
삽과 바퀴에서 오는 남성적인 분위기 탓인지 여성 공무원의 참여가 활발하지 못했다.
업무 성격상 남성의 비율이 높은 토목·건축 전공자가 많고 고시 출신 중에서도 여성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10여년 전부터 여성 사무관이 많이 들어오면서 문화가 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현재 5급 직원은 612명인데, 이중 여성은 80명(13.0%)에 달한다.
고시 합격자의 여성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져 어느 부처든 여성이 많아진 것도 있지만 요즘은 여성 공무원이 국토부 일이라고 해서 딱히 꺼리거나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는 별로 없다.
한 여성 과장은 "과거에는 여성 입직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여성 사무관이 많이 들어와 활동하고 있다"며 "여성 장관이 오시면 여성 직원들이 더욱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고위 공무원은 "국토부는 다소 선이 굵고 투박해 남성의 전유 공간처럼 돼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여성 장관이 국토부 정책에 섬세한 여성성을 접목함으로써 질적 개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여성이긴 하지만 특별히 여성성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라면서도 "직원들과 따뜻하게 소통하면서 잘 지내면 조직의 문화도 많이 따뜻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3선 의원인 김 내정자는 그동안 강단있는 의정 활동을 통해 강인한 인상을 풍겨왔다.
헌정 사상 첫 여성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뛰어난 갈등 조정 능력을 보여 주목받았다.
그가 2011년 펴낸 여성 정치인의 생존 분투기를 다룬 정치 에세이집 제목도 '강한 아줌마 약한 대한민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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